에세이

그 분 돌아가셨어요

해처럼달처럼 2010. 12. 28. 12:41

 

      그 분 돌아가셨어요

      어제 낮부터 내린 눈이 밤새 내려

      아침 출근길 염려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차고 문 열자마자 쌓인 눈

       

      “아니!? 눈도 안치워 놓았네”

       

      서둘러 아들 부르고

      관리자 부르고, 겨우 겨우 빠져 나갔다.

       

      부랴 부랴 점심 준비하여

      어르신들 계신 곳으로 갔는 데....

       

      “어? 남수 할아버지 것이 빠졌네. 가서 만들어 올께”

      하고 돌아서는데,

       

      “그 분 어제 새벽 돌아가셨어요”

      .

      .

      .

      .

       

      ‘멍~!’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이곳에선 사람들 죽어나가는 것은 일상의 하나로

      함께 계시는 분들도 아주 덤덤하다.

       

      그 분과 만난 지

      겨우 2개월 정도...

      처음 만나면서부터 “목사님이 수고해 주시니 참 좋다”고 하시며,

      몸이 괴로울 때면 기도도 부탁하던 할아버지....

       

      며칠전부터 호흡하기 힘들어 하시며 보조 호흡기를 부착하고 계셨다.  

      지난 금요일에 보니 며칠 새 많이도 마르셨다.

       

      그리 가실 줄은

      생각도 못했는 데...

       

      올해만도 벌써 몇 분이 돌아가셨다.

      어떤 분은 곧 돌아가실 것 같으면서도 오랫동안 잘도 버텨 주신다.

      그러나, 생각도 못했던 분은 갑자기 볼 수가 없다.

       

      전에 이곳을 방문하면서

      누군가가 돌아가셨다 해도 나 역시 덤덤했는데,

      이제는 아니다.

       

      내가 밥을 지어 드리던 분이,

      맛있게 음식을 드시던 분이 돌아가셨단 말을 들으니

      참으로 묘한 기분이요

      서운함을 다 표현할 수 없다.

       

      아직 못다한 정성도 남아 있는 데,

      더 좀 건강하게 사시면서

      맛난 음식 더 드시고

      행복하셔야 하는데.....

       

      그 분도 친구분들 두고

      그리 가시기 서운하셨는지

      어제부터 밤새

      하얀 눈을 그리도 퍼부어 대셨나 보다.

      - 해처럼달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