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모음

본향을 사모하십시오

해처럼달처럼 2011. 4. 26. 05:37

< 본향을 사모하십시오 >

 

저는 1987년 큰 꿈을 품고 미국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때 뉴욕 근교의 얼라이언스(Alliance) 신학교에 다니면서 주말에는 뉴욕 시내에 있는 한인교회의 전도사로 사역했습니다. 그때 섬기던 교회 인근에 라과디아 공항이 있어서 수시로 비행기가 머리 위로 날아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비행기를 보면 너무 한국에 가고 싶어서 자주 이렇게 탄식했습니다. “저 비행기를 타면 16시간이면 한국에 가는데...”

 

그때는 너무 한국이 그리웠습니다. 싱글로 유학했고 돈도 직접 벌어서 등록금과 생활비를 댔기에 돈이 없어서 한국에 올 생각은 전혀 못했고 부모님도 뉴욕 반대편의 LA로 이민을 떠난 상태였기에 한국에 가도 머물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향수는 더 짙어졌습니다. 현실이 힘들고 외로우면 고향이 그리워집니다. 왜 살면서 외로움이 필요합니까? 그때 하나님을 찾게 되고 기도를 찾게 되고 본향을 찾게 되기 때문입니다.

 

19세기 런던의 로드차일드 맨션(Rothschild Mansion)을 지나는 사람들은 그 건물 처마 끝에 나온 쇠사슬 장식이 미완성인 것을 보며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왜 대 부호의 집에 저렇게 미완성된 부분이 있을까?” 그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로드차일드는 정통 유태인이었는데 정통 유태인의 집에는 이런 말이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미완성된 부분을 남겨두라. 그래서 아브라함처럼 당신은 세상에 잠시 들렀다 가는 순례자임을 증거하라.”

 

성도는 순례자로서 본향인 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 땅은 영원한 처소가 아닙니다. 때가 되면 하나님께 돌아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항상 행장을 가볍게 하고 언제라도 돌아갈 준비를 하십시오.

 

호머의 <오딧세이>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어느 날 오딧세이 일행은 풍랑에 떠밀려 한 곳에 상륙했습니다. 그때 원주민들이 오딧세이의 부하들에게 '로토스'를 주었는데 그 달콤한 로토스를 먹으면 귀향을 잊어버리고 그곳에 머물고 싶어 했습니다. 그때 오딧세이는 부하들을 배로 끌고 가 배 안에 묶고 지체 없이 그곳을 떠났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로토스의 단맛에 취해 본향을 잊고 있습니다. 그런 단맛을 과감히 버리고 약속된 땅을 향해야 더욱 복된 길이 열릴 것입니다.

 

물론 세상에서 순례자처럼 살려면 외로움을 각오해야 합니다. 고난 중에는 외로움이 더욱 커집니다. 예수님도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고 외로움을 표하셨습니다(마8:20). 그러나 외로우면 자기의 실체를 조금 더 알게 되는 은혜도 있습니다. 결국 외로움은 자신을 자신 되게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외로움도 필요하고 그때 하나님은 그와 더 함께 하십니다.

 

밤에 별을 하나씩 보면 외롭게 보입니다. 그러나 별자리 전체로 보면 외롭게 보이지 않습니다. 교회는 외로운 별들이 모인 별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혼자인 것 같아도 혼자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낙심하지 말고 세상의 빛이 되고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 주십시오. 샛별이신 예수님을 마음에 모시고 어둔 세상에 빛을 비추면 장래에 ‘영혼의 별자리’인 찬란한 천국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주님은 십자가를 지시기 직전 마지막 유언 설교에서 가장 먼저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일렀으리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러 가노니/ 가서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요 14:1-3).” 예수님은 지금 우리를 위해 천국에서 처소를 예비하고 계십니다. 나중에 그 처소를 보면 그 찬란함에 깜짝 놀랄 것입니다.

 

그처럼 천국은 찬란한 곳이지만 천국이 더욱 좋은 이유는 찬란한 환경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과 예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천국에 가고 싶지만 천국에 가는 때는 하나님께 맡기십시오. 그리고 세상에 사는 동안에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에 최선을 다하십시오. 심은 대로 거둡니다. 우리의 인내와 수고와 헌신, 그리고 선교사역을 지원하기 위해 보여주었던 세심한 마음씀씀이는 결코 헛되지 않고 나중에 찬란한 천국 보상으로 연결될 것입니다.

 

분당 샛별교회

이한규 목사 칼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