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기를 보면 사람이 보인다
얼굴을 보고 그 사람을 대략 알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사람의 귀를 보고,
어떤 이는 코를 보고,
어떤 이는 두상을 보고 대략의 그 사람됨을 파악한다.
그런데 거시기를 보고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함께 일하는 사람 중에 연세가 70이 가까워 오는 남자 분이 있다.
이 분은 간호사나 의사는 아니지만, 흔히 말하는 간호 보조사격으로 일하는 분이다.
이들이 하는 일은 환자를 돌보면서 온갖 힘든 일을 도맡아 하는 직업이다.
환자들 수발드는 것에서부터 대소변 받아내고, 닦아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온 몸을 목욕시켜주는 등 힘들고 지저분한 일을 하고 있다.
남자라고 해서 남자만 돌보는 게 아니고, 여자라 해서 여자만 돌보는 게 아니다.
이들에게 남녀의 구분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들에겐 모두 보호받고 돌봄받아야 하는 환자들 뿐이다.
사실 그런데도 그들이 받는 돈은 아주 적다.
간호사들이 받는 돈의 반의 반도 안된다.
그래서인지 때로 이들은 짜증을 잘 낸다. 환자들에게 으르렁 대며 겁도 주고,
대충 대충 넘어가는 적도 많다. 옆에서 보면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들에게 할당된 환자들의 수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할 일도 많아진다.
그래서 제 시간에 볼 일을 못 보면 그냥 앉아서 소변을 싸는 것이다.
그것도 제 때 이들을 만나야 하는 것이니, 환자들에게 있어 제 때 이들을 만나는 것도 복이다.
이 분도 연세가 많아서 은퇴했어야 할 나이이지만, 아직 일하고 있다.
집에서 쉬는 것 보다 그나마도 활동하는 것이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도 좋고, 조금이라도
가정에 보탬이 되니 좋다는 것이다.
얼마 전 함께 일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식사를 하는 중에 사람의 성격에 대한 대화가 나오자,
이 분 하는 말씀이 “오랫동안 기저귀를 갈아오면서 남자나 여자나 그것을 보고 그 사람을
겪다보니 그것을 보기만 해도, 그 사람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여성의 모양새만 하더라도 13가지가 된단다.
“그도 그럴법한 일이다”라고 수긍이 간다.
사람마다의 생김새가 모두 다르고, 그 생김새마다의 성격 또한 다르지 않던가.
사람의 외모를 중시하는 것은 아니나, 결코 그 외모를 관과할 수 만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과일 역시 생김새가 좋은 것이 맛도 더 낫지 않던가.
옆집 사는 역시 70이 넘은 분이 오래전부터 전립선으로 고생해 왔다.
그러다 병원에 가게 되어 병실에 들어가니 유난히도 많은 의사와 인턴들이 많이 와서
자신의 것을 살피더라고 한다. 물론 그 중에는 여자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동양인의 것이 어찌 생겼는지 보러 오나보다”라며 웃은 적이 있다.
만약 내가 그런 유사한 병으로 말미암아 병원에 가게 된다면,
그들은 나를 보고 어찌 말할까 하고 생각해 본다.
아마도 이렇게 말하지 않을 까 싶다.
“Hey! look it!"
"It's so cute!"
- 해처럼달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