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붓가는대로)

여보, 가을 소풍 한번 가야지?

해처럼달처럼 2011. 9. 3. 02:48

 

 

 

 

    여보!

    당신 생각나?

 

    우리 어렸을 적

    가을 운동회

    가을 소풍

 

    가을만 되면

    손꼽아 기다리던 그날

 

    사방 온 동리 사람들 다 모여

    면(面) 잔치가 벌어졌었지.

 

    한바탕 신나게 놀다 보면

    해지는 지도 모르고

    나뒹굴며 놀던 그날...

 

    벌써 몇 해 전이던가

    당신과 나

    그리고 아들

 

    이렇게 오늘처럼

    화사한 날

 

    따스한 햇살 맞으며

    과수원 들러

    과일 따먹던 그날

 

    싱싱하고

    잘 익은 것만 골라

    나무 위 아래로 돌아다니던 모습

 

    하늘 가득

    누런 들판 길 따라

    싱그런 열매 맺혔는 데

 

    자, 이제 그만 일어나

    우리 식구 오붓이

    가을 소풍 한번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