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붓가는대로)

이 가을을 수 놓으리라

해처럼달처럼 2011. 9. 4. 09:31

 

 


      이 가을을 수 놓으리라

       

       

       

      가을 바람이 시원함은

      여름 바람이 더웠기 때문일 거야

       

      달콤한 과일들이 익어감도

      여름철 따가웠던 햇빛이 있었기 때문일 거야

       

      황금 빛 누런 들판에 익어가는 저 곡식들도

      들과 산에 곱게 단장하는 저 아름다운 잎새들도

      혹독히도 무더웠던 여름을 잘 견뎌냈기 때문일 거야

       

      가을을 여는 귀뚜라미 소리

      가을을 입는 코스모스 잎새들

      가을을 불러오는 잠자리 날개짓

       

      그 모두가 여름이 가져 온

      고난과 아픔들을 잘 견디어 낸 때문일 거야

       

      내가 이토록 이 가을을 사모함은

      내게도 여름이 남기고 간 상처가 있기 때문일 거야

       

      가을은 여름이 남기고 간 흔적

      상흔이 아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내 가슴에 수를 놓으리라.

       

       

      해처럼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