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워 고개를 못들겠어요.
며칠전,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서 워싱턴주 상원의원 신호범 장로 초청 간증집회를 3일간 가졌다.
지금 그 분의 나이가 75-6세인 듯 하다. 연세가 있는 탓인지 마이크를 사용하고 있는데도 목소리가 아주 작게 들렸다. 그럼에도 그의 간증 한 마디 한 마디는 듣는 모두에게 은혜가 되었다.
4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집을 나가면서 고아 아닌 고아가 되어 숱한 고생을 해왔던 그. 그러니까 그의 출생 당시는 일제 치하였으니 고아원도 없었을 것이고, 서울역 근방과 남대문 시장을 돌아다니며 거지 생활을 하며 죽을 고비를 넘기고 해방 후 미군부대 하우스 보이로 있다가 우연찮게 만난 한 미군에 의해 뒤늦은 나이에 입양되어 미국으로 건너와 온갖 역경 끝에 공부하여 교수생활을 하고 주 의원직에 도전, 지금 3선 의원에 워싱턴주 상원 부의장까지 지내고 있다.
한 많았던 그의 어렸을 적 생활과 아버지에 대한 증오를 갖고, 뒤늦게 공부하며 고통받던 그 때 그는 하나님을 알게 되고 그 분께 자신의 삶을 맡기고 기도하면서 자신을 버렸던 아버지를 찾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용서하고, 자신을 버리고 다른 여자와의 재혼으로 얻은 이복 동생들까지 모두 다 미국으로 초청, 공부를 시켜주며 돌봐 주었던 그의 마음은 정말이지 하나님이 하시지 않으면 불가능했던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곤 수많은 입양아들을 위해 헌신해 오는 그의 사랑 충만한 간증을 들으며 그 분께 나아가 인사도 하지 못했다. 부끄러웠다. 그 분 보기에도 이렇듯 민망하고 부끄러운데 어찌 하나님 앞에서 뻔뻔한 낯짝을 들고 다닐 수 있었는지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처음 신학교 입학했을 때 어느 한 교수님이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
사랑의 사도로 불리우는 사도 요한이 나이 들어 흰 머리를 날리며 각 지역 교회를 돌며 설교할 때 긴 이야기가 아닌 한 마디의 말, "형제들이여! 서로 사랑합시다"라는 한 마디였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사랑에 감동되었다는 말을 들으며,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라고 생각했었다. 어려서 '큰 바위 얼굴'을 국어 책에서 보면서 '나도 성장하면 저런 인자한 얼굴을 지닌 사람으로 자라나야지'라고 생각했었다.
지금 내 나이 50이 넘어서 내가 내 얼굴을 보아도 지지리 궁상맞고 험악한 얼굴이다. 은혜가 넘치는 모습도 없고 사랑이 충만한 모습도, 인생을 기쁘고 즐겁게 살아가는 밝은 모습도 없다. 그저 불평만 가득한, 근심 가득한 불쌍한 얼굴 모습 뿐이다.
모세가 하나님을 대면하여 보았을 때 그의 얼굴은 광채가 가득하여 수건으로 그의 얼굴을 가리웠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참으로 부끄럽다. 내가 나 보기에도 그러할진대 하나님은 어떠한 마음으로 나를 바라다 보실까. 나를 바라다 보시는 하나님의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 내 마음이 너무도 아프고 아프다. 우 리 주님이 원하시는 참된 아들로서의 삶은 과연 무얼까. 지금 그 분이 내게 요구하시는 것은 진정 무엇일까. 번연히 답을 알면서도 올바른 답을 못쓰고 있다.
"하나님 아버지! 이제 주의 종이 간절히 바라고 바라옵건대 종의 얼굴에서 근심을 거두어 가 주시고, 종의 얼굴을 바라보는 이마다 마음의 평안을 누릴 수 있도록 은혜 가득한, 사랑 가득한, 기쁨 가득한 그런 마음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