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탕자의 고백 시리즈 (2) 세상이 이리도 좋을 수가

해처럼달처럼 2012. 6. 22. 14:09

 

 



 

      세상이 이리도 좋을 수가

       

      2.

      술과 마약이

      나의 음식이 되었고

      세상 정욕을 따라 사는 쾌락과

      여자들이 나의 노래와 춤이 되었으며

      주변엔 늑대와 같은 친구들로 북적대었고

      흡혈귀처럼 나의 돈과 건강을 빨아먹는 이들로 가득찼으며

      온갖 아부와 알랑거리는 입술들이

      나를 한결 더 패악과 음란한 길로 이끌고 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런 것을 더 좋아하였고 즐기며 살았습니다.

       

      보이는 것과

      들려오는 소리

      나에게서 나오는 음란하고 악한 것들이

      그렇게도 조화를 이루고

      내가 그런 것들을 그리도 즐기고 있을 줄은,

      내 안에 세상을 사랑함이 그리도 충만할 줄은

      세상이 이리도 좋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내 안에, 내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교만하고

      비굴하고 사악한 것들을

      그리도 사랑하고 있는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세월감도 모르고

      돈이 사라짐도 모르고

      내 몸이 망가지고 쇠약해져 감도 모른 채

      아니, 알아도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마구 마구 멸망의 길로 달려 갔습니다.

       

      그 어느 한 사람도

      나의 그런 삶에 대하여

      충고를 해주거나 잘못을 나무라는 이 없었습니다.

      물론, 해 주더라도 내가 그런 것을 수용하지 않았겠지요.

      철저하게 나 자신을 즐기고 있었으니까요.

       

      아버지가 그리고,

      집이 생각나지 않더냐구요?

      생각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지만,

      정말이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살았지요.

      세상이 주는 즐거움으로 인해 생각할 여유가 없었지요.

       

      글 : 해처럼달처럼

      영상 제작 : 청랑 김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