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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해처럼달처럼 2013. 8. 12. 12:13
 

    어머니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전부를 준 당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나한테 인사치레 밥 한번 사준
    친구들과 선배들이 고마웠습니다.

    답례하고 싶어 불러냅니다.



    날 위해 밥을 하고 밤늦게까지 기다리는 당신이
    감사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드라마 속 배우들 가정사에
    그들을 대신해 진짜 눈물을 흘렸습니다.



    일상에 지치고 힘든 당신을 위해
    진심으로 눈물 흘려본 적은 없습니다.



    골방에 누워 아픈 당신 걱정은
    제대로 해 본적이 없습니다.



    친구와 애인에게는 사소한 잘못 하나에도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당신에게 한 잘못은 셀 수 없이 많아도
    용서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제야 조금 알게 되서 죄송합니다.
    아직도 전부 알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서울여자대학교 사랑의 엽서 공모전 대상작
    - 엄마의 위암판정 소식을 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