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아직도 거기 계시나요?

해처럼달처럼 2010. 10. 28. 15:06

 



      
      ☆ 아직도 거기 계시나요? ☆
       

      1.

      아직도 왼편 뺨이 성하신가요?
      와우 저런!
      오른편 왼편 모두 다 멀쩡하시군요
       
      아직도 속옷을 걸치고 계신가요?
      아니 이런!
      겉옷마저 어깨 위에 걸치고 계시는군요

       

      아직도 오리를 걸어본 적이 없으시다구요?
      허허 참!
      언제 십리 길을 걸어가 보시려구요

       

      아직도 옆의 누군가가 싫으신가요?
      주는 것 없이도 미우시다구요?
      그런데, 그분의 사랑은 받고 싶어 하시는군요

       

      아직도 넓은 길에서 활보하고 계신다구요?
      아니 넓은 길에서 방황하고 계신다구요?
      아하! 아직 좁은 길을 걸어볼 기회가 없었다구요

       

      아직도 염려하고 있는 것이 많으신가요?
      어디 그뿐인가요?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도 많으시다구요?

       

      아직도 입만 열면 좌르륵 쏟아지신다구요?
      아니 입을 안열면 간지러우시다구요?
      그런데도 남이 내말 하는 건 싫어하시는군요

       

      아직도 그 사람만 보면 안좋은게 보인다구요?
      눈이 너무 좋아서 상대방 티만 보인다구요?
      그래서 그리 치장을 하시는군요


      2.
      아직도 뺨 맞는 것이 아프시다구요?
      아직도 어깨 위가 시리시다구요?
      아니 벌써 다리가 아프시다구요?
      아직도 그곳이 더 편안하시다구요?
      조금만 더 그것이 하고 싶으시다구요?
      조금만 더 이쁘게 가꾸고 싶으시다구요?
      아직 좁은 길을 가는 것이 서투르시다구요?

       

      그리되면 어쩌시려구요?

       

      어느 날 갑자기
      당신 두 뺨에 불방망이가 떨어지면요?

       

      어느 날 갑자기
      거센 바람이 옷가지들을 날려가 버리면요?

       

      어느 날 갑자기
      멀고도 험한 길을 걸어가게 된다면요?

       

      어느 날 갑자기
      가진 모든 것들을 잃어버리게 되면요?

       

      그리되면 어쩌시려구요?

       

      어느 날 갑자기
      그 분이 내 앞에 나타나시면

       

      그 때는,
      그 때는 어쩌시려구요?

       

      3.
      아직도 거기 계시나요?

      언제까지 머무르려 하시는데요?
      아하! 아직 내일도 있고 모레도 있다구요?

       

      지금 한번 돌아봐 주시겠어요?
      딱 한번만
      딱 한번만 돌아봐 주시겠어요?

       

      내가 지은 집의 기초가
      모래 위인지 반석 위인지

      호화스런 궁궐인지 허름한 초가집인지
      외양보다는 기초를 한번만 봐주세요
       
      지금 한번만 살펴봐 주시겠어요?
      내가 맺고 있는 열매가
      알곡인지 쭉정이인지....

       

      지금 한번만 맡아봐 주시겠어요?
      나에게서 나오는 냄새가
      썩은 냄새인지 향기로운 냄새인지....

       

      딱 한번만 생각해 주시겠어요?
      정말 내가 그 분이 원하시는
      참 그리스도인인지 말에요.

       

            <산상보훈을 정리해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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