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모음

신발 속의 모래알

해처럼달처럼 2010. 11. 10. 04:22

어느 날 바닷가를 거닐 때 신발에 모래알이 들어가지 않게 하려고 조심을 하는데도 한참후면 신발에 모래 알갱이가 들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때 이런 생각을 했다. 조심을 했는데도 언제 이렇게 모래가 들어갔지? 모래에 관한 이야기 하나가 있다.

긴 사막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어떤 여행가에게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기자들이 질문했다. "뜨거운 태양과 물 없는 광야를 외롭게 혼자서 걷는 외로움이었습니까?" "아닙니다." "그렇다면 가파르고 험한 고갯길을 고생하며 올라가다 지친 피로였습니까?" "그것도 아닙니다."

기자들은 대답을 재촉하며 또다시 물었다."그것도 아니라면 추운 밤이었습니까?" 아니라고 대답하자 기자들은 연이어 여행자의 대답을 먼저 맞추려는 듯 물었다. “그러면 뜨거운 사막의 열기?” “아니면, 뜨거운 사막의 바람?”“끝없이 이어진 기나긴 사막의 지루함?” “편히 쉴 수 없었던 잠자리?” “무거운 짐 가방?”그러자 그 여행자는 손을 내저으며 "그런 것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나를 정말 괴롭히고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것은 내 신발 속에 든 모래였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아무런 고통과 고생이 없이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살아가고 싶지만 사실은 인생살이가 평탄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평탄보다는 굴곡이 더 많은 것이 인생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고통은 내 주위의 거대한 위험이나 협박, 성난 노도처럼 쏟아지는 갖가지의 비난이나 압력이나 위협, 혹은 원수 같은 이웃 때문이 아니라 별 것 아니라 생각한 나 자신의 마음가짐이 원인이었음을 나중에야 깨달을 때가 있다. 그리고 그 마음가짐이라는 것이 바로 ‘사랑의 결핍’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될 때가 있다.

미움이란 모래알은 털어도 털어도 또 다시 신발 속에 들어와 자리 잡으며 우리를 괴롭힌다. 사막 같은 삶에서 우리의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 찰 때에야 더 이상 모래가 자리 잡지 못할 것이다.아무리 조심을 하고 해도 어느새 신발 속에 들어온 모래알처럼 미움이란 그런 것 같다.

사랑은 우리에게 평화와 평안을 준다. 그러나 미움이란 사람에게 고통과 아픔을 준다. 물론 사랑도 아픔을 가져다 줄때가 있다. 못 이룰 사랑 같은 것이다. 그러나 사랑은 단어자체가 행복과 평안을 가져 다 주는 말이다.

그러나 미움은 다르다. 미움은 우리 마음속에 분열과 고통과 괴로움을 안겨다 준다. 미워하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고 미워하기 때문에 고통스럽다. 왜? 인간은 원래 미워하기보다는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이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부모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말이다. 그런데 그런 인간이 남을 미워하게 되면 자연히 괴롭고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러기에 사막에서 아무리 조심해도 스며드는 모래알처럼 미움은 우리인간이 살아가는데 항상 도사리고 있는 고통중 하나이다.

사람들은 대개 큰 고통만 생각을 한다. 큰 파도와 같은 것만 생각을 한다. 그러나 사실은 정말 힘든 것은 작은 모래알 같은 미움이다. 미움은 또한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기술에 차이가 있다. 즉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느냐 하는 것에 따라 오래갈 수 있고 잠간일수 있다. 마치 사랑엔 기술이 필요하듯 말이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이란 책을 썼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사랑은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진보할 수 있고 어린아이 같은 유치한 사랑에서 장성한 성숙한 사랑으로 점진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미움역시 순간순간 모래알처럼 들어올 때 쌓이지 않도록 버리는 것이다. 그보다는 미워하는 마음보다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면 미움은 설자리가 좁아질 것이다.“노하기를 더디 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16:32).

더러워진 대지를 하얀 눈이 깨끗하게 만들 듯 용서라는 하얀 눈송이가, 사랑이라는 하얀 눈송이가 우리 마음을 괴롭히고 고통을 안겨다주는 마음에 내렸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항상 고개를 내미는 미움을 어떻게 해서든지 몰아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마음과 정신으로부터 자유롭다. 우리나라 속담에 “마음이 편해야 다리를 쭉 펴고 잔다”라는 말이 있다.그렇다. 미움이라는 모래알이 도사리고 있는 한 우리의 마음은 여전히 편치 못하고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 마음에 어찌 엔돌핀이 나오겠는가? 우리 모두 미움이라는 모래알을 털어버리고 자유롭게 살자. 웃으며 살자.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