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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랑 찻 주전자

해처럼달처럼 2016. 10. 20. 03:42



범랑 찻 주전자


차 몇 잔 정도 나올까 한

자그마하고 귀여운 주전자


개스렌지 위

얌전히 앉아 있네


"호호" 손이라도 시린날

제일 먼저 찾게 되고


"폭폭" 주둥이 사이로

가쁜 한 숨 몰아쉬며


뚜껑 어깨 "들썩들썩"

설움에 복받혀서


삭혔던 한들을

밖으로 뿜어대는데


때론

향긋한 커피 한잔에

마음 녹이고


때론

쓰디쓴 인삼차 한잔에

맘 삭히고


언제나

내 손길을

기다리는 작은 주전자


네 작은 몸둥이에

뜨거운 열정 쏟으며


슬플때나 기쁠때나

다정한 벗되어 주니


외로운 나에게

입안가득 향기 심어주고


눈물가득

고향 그리게 해 주는

찻 주전자


오늘이 소중하듯

내일도

깊은 향기 품어주는


이쁜 내 친구가 되어주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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