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붓가는대로)

철새들의 고향

해처럼달처럼 2017. 1. 29. 14:45


오늘 애틀란틱 시티를 다녀오며 철새들이 찾아드는 '철새 도래지'와

카지노 빌딩속에서의 수많은 군상들을 보며 바닷가 바람을 쐬고 왔습니다.


      철새들의 고향



      1.

      이곳에 얼마나 많은

      사연이 숨어 있을까


      이곳에 얼마나 많은

      노래가 깃들어 있을까


      수십

      수백

      수천의

      새들이 날아드는 도래지


      이 나라에서

      부모 잃어버린 아픔을 안고

      저 나라에서

      사랑하는 이를 잃어버린 아픔을 안고


      깜깜한 한 밤중 아무도 모르게 찾아와

      숨가쁜 숨을 고르며

      온갖 사연을 묻어버리는 곳


      시린 가슴을 삭히우고

      아픈 사연을 바람 소리에 묻어버리며

      마음의 안식을 얻는

      철새들의 고향


      끼륵 끼륵

      까악 까악

      꾸룩 꾸룩

      노래마다 희망을 실어

      내일을 열어가는 곳


      저 멀리

      검푸른 바다 위로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


      2.

      그 한쪽 켠

      휘황찬란한 네온 빛 아래

      수십

      수백

      수천의

      영혼들이 몰려오는 곳


      수많은 철새들이

      한철 먹이를 위해

      사철의 사연을 묻어버리는 곳


      어떤 이는 오던 길에

      어떤 이는 가던 길에

      어떤 이는 먹이를 찾다가

      생의 날개를 접었다


      1센트 먹이로부터

      2센트, 25센트, 1달러

      10달러, 100달러의 먹이에 달라붙어

      허기진 눈망울로 바람을 잡는다


      무슨 꿈들이 있을까

      어떤 태양이 떠오를까

      24시간 어두운 조명아래

      숨을 헐떡이는 가여운 영혼들


      저 멀리 정들었던 고향집에

      부서지고 깨어진 아픔이 있는데


      이곳을 찾는 눈먼 철새들은

      이곳을 찾는 귀먼 철새들은

      사랑스런 고향의 품을 잃어 버렸다.



      -해처럼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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