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어떻게 오셨어요?

해처럼달처럼 2017. 7. 14. 23:36

 


    어떻게 오셨어요?

    어떻게 오셨어요?

    이 누추한 집에...

    먼지 날리고

    온갖 잡동사니 널려있는

    너저분한 내 집에를...


    당신이 제 집에 오실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아니, 꿈도 꾼적 없어요.

    누군가가 이런 집에 올거라는 것을...


    누군가를 위해서

    청소하고 정리한다는 거

    생각도 안해 봤어요.

    왜냐하면, 저는 아직도

    지저분한 이 집이 더 익숙하거든요


    보셨지요?

    대문짝도 떨어져 나가

    세상 오물이 들어오는 거 막지도 못하고

    문풍지도 찢어지고 바래어

    고상한 것이라곤 찾아볼 수도 없는

    귀신이 나올 것만 같은

    이런 집엘 어떻게 찾아 오셨어요.


    먼지 쌓인 테이블 위에는

    거짓과 술수 가득한 노트,

    착취로 움켜쥔 물건이 가득한 박스가

    나의 유일한 소망이자 위로였지요


    어쩌자고 오셨어요?

    아무 쓸모없다 내다버려

    바람에 의해 이리 저리 뒹구는

    쓰레기 같은 나에게...


    몇 날 며칠을 문 두드리며

    열어달라고 애원하셨지만

    그리도 모질게 거부하던 나에게

    어떻게 오신거에요?


    당신은 고귀하고 거룩하신 분이잖아요

    저는 당신이 고결하고 깨끗하게 사는 사람만

    찾아가는 줄 알았어요.


    당신이 그렇게

    죄많은 사람들을 찾아오시는 줄 미처 몰랐어요

    죄인의 친구가 되어줄 줄은...

    소외당하고 버려짐 가운데 있는

    죄인들의 친구가 되어줄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고맙다는 말밖에 드릴 것 없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마음으로

    고맙다고 말합니다.


    이젠, 가시지 마시고

    영원히 영원히

    제 곁에만 머물러 주세요

    저의 간절한 바람은 그것 뿐이랍니다.


    임마누엘!

    그 하나님이 나의 가장 친절한

    친구라고 고백할 수 있도록,


    이 누추한 집이

    이 더러운 집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국이라 말할 수 있도록

    영원히 제 곁에 머물러 주세요.



    -해처럼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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