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펌글)

소리의 침묵/곽상희

해처럼달처럼 2017. 7. 25. 22:59

 

소리의 침묵

                                                   곽상희

 




귀소리  접고

고요 속으로 간다

깨어나는 바싹 마른 수초들 사이

바위등살을 넘어,

너는 어디쯤?

뜨악한 끝점의 집 창틈으로

새여 오는 살랑거리는 왈츠풍의 흰 색체들

아득가깝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나는, 순간 유혹에 비틀거리는 내 발걸음

그러나 곧 귀를 막고 침묵의 허원으로 들어간다

확, 시간의 아득스런 초원을 넘어

밤이 가고 새벽이 열리고

새벽이 피는 샘물 소리 같은

푸른 시간, 하늘에서 툭, 낙하하는

흰 이슬 방울꽃, 보이지 않지만



내걸음 닿기 전 네가 오네


내 미완의 걸음과

먼 너의 집, 연초록과 연청색의 중간 쯤

사립문은 반쯤 열린 채,

, 수금 타는 어머니 살 내......

사립문 하르르 열리고


푸르릇 기억이 난다, 한 뼘도 안 되는 허공

보이지 않게 섬세한 날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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