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침묵
곽상희
귀소리 접고
고요 속으로 간다
깨어나는 바싹 마른 수초들 사이
바위등살을 넘어,
너는 어디쯤?
뜨악한 끝점의 집 창틈으로
새여 오는 살랑거리는 왈츠풍의 흰 색체들
아득가깝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나는, 순간 유혹에 비틀거리는 내 발걸음
그러나 곧 귀를 막고 침묵의 허원으로 들어간다
확, 시간의 아득스런 초원을 넘어
밤이 가고 새벽이 열리고
새벽이 피는 샘물 소리 같은
푸른 시간, 하늘에서 툭, 낙하하는
흰 이슬 방울꽃, 보이지 않지만
내걸음 닿기 전 네가 오네
내 미완의 걸음과
먼 너의 집, 연초록과 연청색의 중간 쯤
사립문은 반쯤 열린 채,
아, 수금 타는 어머니 살 내耐......
사립문 하르르 열리고
푸르릇 기억이 난다, 한 뼘도 안 되는 허공
보이지 않게 섬세한 날개로.
'좋은 글(펌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께 치는 박수 (0) | 2017.09.30 |
---|---|
그런줄 알았습니다 (0) | 2017.08.08 |
점 하나의 차이 (0) | 2017.07.17 |
선악과 만드신 하나님을 사랑이라 부르는 이유 (0) | 2017.07.05 |
Change? Chance! (0) | 2017.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