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나무라지 말아다오
자꾸 잊어버린다고
뭐라 하지 말아라
기억을 못한다고
너무 나무라지 말아다오
그러고 싶어
그러는거 아니잖니
나도 아름다웠던 나의 삶
기억하고 싶고
계속 잘하고 싶단다
방금 한 말 또 하고
가끔은 똑같은 말
자주 하더라도
잔소리라 생각말고
흉보지 말거라
가끔 집안을 어질러 놓고
그릇을 놓쳐 깨뜨리더라도
뭐라 하지 말거라
뭐라 하면
주눅들고 눈치보게 되어
잘 할 것도 더 못한단다
가끔 네가 부탁한거
잊어버리고
손주녀석들 잘 못본다고
뭐라 하지 말아다오
나이가 들어가니
점점 기억력이 쇠하고
손발이 떨리고 힘도 빠지더구나
갈수록 주책없어지고
깔끔하지 못하더라도
뭐라 하지 말아다오
몸에서 냄새나고
옷매무새가 단정치 않아도
아름답다고 말해다오
이제 점점 더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버리고
나도 잃어버리며
살날이 다가오는데
슬프고 두렵기만 하단다
얘야~
행여 내가 너를 잊어버려도
나무라지 말고
네 따뜻한 마음으로
꼬옥 안아주기 바란다
어쩌면 사랑스런 네 품은
기억이 날지 모르겠구나...
해처럼달처럼/차문환
'일반시(붓가는대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희망 (0) | 2019.01.01 |
---|---|
이민 1세대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0) | 2018.11.17 |
함께 하고픈 사람 (0) | 2018.11.07 |
가을, 그대 이름은 멋쟁이 (0) | 2018.10.13 |
웃고 있노라 말하지 마세요 (0) | 2018.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