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붓가는대로)

웃고 있노라 말하지 마세요

해처럼달처럼 2018. 9. 17. 11:02




웃고 있노라 말하지 마세요


날 보고
어쩌면 그리 매일처럼
웃고 사느냐 말하지 마세요

나의 웃음은
기뻐서 웃는
즐거워서 웃는
행복해서 웃는
웃음이 아니랍니다

웃음이라고
다 좋은 웃음이겠어요?

기가 차서 나오는
헛웃음도 있고
슬픔을 감추고픈
억지 웃음도 있고요

때로는 꼴보기 역겨운
비웃음도 있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허탈한 웃음도 있고
마지못해 웃는
쓴웃음도 있답니다

날 보고 어쩌면 그리
웃고 사느냐고 말하지 마세요

그저 당신들에게
조롱당하거나
무시당하는게 싫어
입가죽을 찢어 늘릴 때도 있답니다

가슴이 아플수록
얼굴을 더 빛나게 하고
염려 걱정이 많을수록
발걸음이 가벼워짐은

나 자신을
초라하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웃지 않으면
어디론가 달려가고픈,
마음을 억누르지 못할 것 같아
이리 웃고 있답니다

웃어야 사는 것 같고
울면 안될 거 같아
이렇게 매일 매일을
웃으며 살고 있답니다

날 보고
어찌 그리 웃고 사느냐고
묻지 말아 주십시오.



차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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