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인생
화사한 햇살 가득 머금은 봄처녀
님은 파릇 파릇한 움으로
우리 곁에 오셨습니다.
촉촉한 봄비 따뜻한 햇살 먹으며
무럭 무럭 자라 갔습니다.
백일을 맞아
님은 무성한 둥지를 틀기 시작했습니다
그 둥지 아래
온갖 새들 모여 노래 부르고
뜨거운 더위 거센 바람 막아주며
시원한 청량제가 되어 주었습니다.
길 가던 나그네도
님의 둥지 아래 멈추어
쉼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또 백일을 지나
님은 아름다운 단장을 시작했습니다.
노랑, 빨강, 초록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수많은 발걸음들을 잡아끌고
수많은 시선들을 받으며
사랑을 듬뿍 받았습니다.
님은 사랑에 취해
자신의 몸이 쇠약해지고
어디론가 먼 길을,
다시는 오지 못하는 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채 말입니다.
아아!
님의 몸에서 향내 사라지고
찬 서리,
찬 바람에 몸을 떨며
낙엽지는 소리 되어
나락 나락 부닥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님은
하얀 무덤을
온 누리에 남겨 놓았습니다.
님의 자취는 사라졌으나
님의 흔적은
님을 사모하는 이들의 마음속에
그리움과 기다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새 봄
우리는 또
님의 그 움을 보았습니다.
환희!
부활!
그랬습니다.
님은 다시
우리 곁에 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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