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붓가는대로)

가을 수채화

해처럼달처럼 2013. 9. 16. 12:11

 

    가을 수채화

    허허 벌판위로

    가을이 드러누워 있다

    푸르른 하늘

    양털구름 이불삼아

    평화로이 오수(午睡)를 즐긴다.

     

    따사로운 가을바람에

    고추잠자리 너울대고

    초가집 지붕 위에도

    둥그런 박 몇 개 졸고 있다.

     

    들판마다

    산골짝마다

    “토독 톡!”

    영글어 터지는 도토리, 밤 알갱이 소리에

    주막집 아주머니의 배가 불러 온다.

     

    들녘마다 누렇게 익어가는

    수수대와 벼 이삭을 바라보는

    농부들 발걸음이 가벼운데

     

    참새와 씨름하는 허수아비

    하루종일 손들고 있어도

    아프지 않은가보다.

     

    멀리 드러누운 벌판 위로

    기러기 떼 날개짓 하며 가을을 재촉하고

    북녘 땅 높은 산자락에서부터

    가을이 익어온다.

     

    아!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이 수채화를 누가 그렸을까.

     

    이렇게 보는 이 있으니

    분명

    그린 이도 있을거다.


     

    - 해처럼달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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