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씽코

해처럼달처럼 2016. 2. 1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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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코? 그게 무슨 말이야?”

나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다섯이라는 것만 안다. 스페니쉬로 다섯이라는 말이다.

모른다고 하는 말은 스페니쉬로 하나도 둘도 모르기에 모른다고 하는 표현이 낫기 때문이다.

우리 말에 당연하다라는 말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당연하다 뜻은 당당하게 무엇을 요구하여도 문제의 소지가 없고, 또한 내가 의무적으로 마땅히 해야 것임을 알려주는, 그래서 의당 그것을 해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상대에게 내가 무엇인가를 빌려주었을 때에 내가 다시금 그에게 반환 요청을 하는 것도, 내가 일을 해주었기에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바라는 역시  당연하다라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당연한 것에 대한 요구를 하지를 못한다. 요구하는 쪽이 오히려 쑥스러워 하거나 민망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요구당하는 쪽이 그것을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으면 그것은 난감해진다.

미국은 문화이다. 지금은 한국에도 여기 저기 팁을 주는 것들을 종종 있다. 

전에 어느 목사가 설교를 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적이 있는데, 미국에 와서 공부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조달하기 위하여 식당에 나가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음식을 먹은 손님들은 음식값과 더불어 수고한 종업원들을 위하여 소위 ’(Tip)이라는 것을 식탁위에 두고 나간다. 정해진 음식 값의 15%, 또는 20% 보편적인 팁을 계산해 준다 

스스로가 종업원이 되어 일을 하는데 팁을 받는 것이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던지라 손님이 팁을 두고 가는 것을 차마 보지 못했다고 했다. 웬지 미안하고 쑥스러운 무엇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얼마후에는 팁을 얼마나 두고 갔나 하며 테이블 위를 바라다 보는 자신을 보며 허탈한 웃음을 웃은 적이 있다고 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일을 하고 났을 때에 팁을 받는 일을 잠시 적이 있었다. 나도 위에서 말한 목사와 별다를 없었다. 처음에는 팁을 직접 받는 것도 쑥스러워 자리를 피하기도 했었다.

지금 그런 팁은 아니지만 정한 값을 받으며 파트 타임 형식으로 일을 하는 것이 있다. 무엇인고 하면 아침 저녁 가게로, 가게에서 집으로 데려다 주는 일을 하고 있다. 가게에서 주는 정한 값이 있고, 동시에 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주는 정한 값이 있다. 사람들이 나에게 주기로 것이 5달러, 그래서 씽코라는 것이다.

때에 따라 안되지만, 어느 때에는 5명에서 7명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까 입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타는 것을 나는 좋아한다. 명밖에 안되면 웬지 그렇지만 많은 날은 기분이 좋다.

그런데 중에서 사람이 종종 그냥 내릴려고 한다.  저녁에 내리면서 5불을 주기에  내리기 전에 주고 내려야 한다. 그냥 내리는 그에게 씽코!”라는 말을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말이 그리 쉽게 입밖으로 나오지를 못한다. 그래서 다음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냥 지나간 날도 있었다.

오늘도 그는 그냥 내리려고 하기에 소리로 씽코!” 했다. 그랬더니 그는 아하!” 하면서 깜빡  잊어버렸다는 듯이  주고 내린다. 문제는 잊어버린 하는 그게 아니라 이미 5불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그냥 내리려 하는 것이다.

물론 나는 그런 그의 태도를 괘씸하다고 생각하기에 앞서 오늘 돈벌이가 안되었구나!”하며 마음 한켠 아프고 그의 어려운 생활을 생각해 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는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보았다.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에게 마땅히, 당연히 드리고 그렇게 살아가야만 하는 자신이 손에 움켜 쥐고도 그것을 쉽게 펴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것이다. 신앙생활 모든 것에서 그렇게 당연하게 손을 펴야 것을 펴지 못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주님은 나를 바라보며 얼마나 괘씸하고 한심한 자일까라고  생각하니 참으로 민망하고  송구스럽기만 하다.


분도 나처럼 나를 향하여 씽코!”하시며 당연한 것을 요구하시는 것만 같아서 말이다.


- 해처럼달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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