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백만불의 사나이

해처럼달처럼 2015. 8. 11. 14:10

<꽁트 에세이>

 

 

나는 백만불을 가진 사나이다.

, 언제나, 낮이나 밤이나,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겨울에도 나는 언제나 백만불을 지니고 산다. 아무리 써도  그대로인  줄어들 지를 않는다. 어쩌면  될지도 모른다. 아마 값으로 환산할  없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은 국보급이라고 하니까 국보에 어떻게 값을 매기겠는가.

2-3년전  어느 할아버지를 가정에서 간호했던 적이 있었다.   일찍이 이민 오셔서 다운타운에서그로서리를 하셨다. 일하는 사람이 보통 5-6 있었다니 그로서리치곤 제법  규모이다. 게다가  건물이 자기 건물이니 세상 사람 말하는 대로 먹고 사는  지장없고, 지금도  아들이 대물림하고 있으니  분은  건물과 가게 하나로 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시는 분이다.

그런데  분이 사고를 당하여 장애를 입게 되고, 지금은 바깥 출입도 삼가한  집안에만 계시니 오죽이나 답답하시겠는가. 그런  분이 내게  말이 있다.   아니라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거의가  이야기가 나오는 듯 싶다. 당시에 가게가 얼마나  되는지 제법 돈 좀 만지게 되었노라..

오래 전에 이민 와서 사업을 하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던 말이 있다. 2-30년 전 미국 경기가 좋을 때이다. 아무런 가게라도 하나 갖고 있으면 돈을 억수로 벌었다 한다. 그런 말을  사람에게로부터 들었다. 일을 마치고 저녁에 집에 들어올 때면 미처  계산하지 못한 돈을 자루에 담아 가지고 와서 집안에 쳐박아 놓고 살았다 한다.

 분도  정도였는지 몰라도 집안에는  현금 3-40만불 정도가 있었다고 한다. 돈을  정도 쌓아 놓고 살아가는데 얼마나 행복했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분의 염려는 다른  있었다. 집안에 현금을 쌓아 놓고 살다 보니 불안하기가 짝이 없다는 것이다. 은행에 갖다 저축하려니 세금문제가 걸리고, 부득불 현금을 쌓아 놓고 살다 보니 마음 놓고 어디  수도 없고  기분도 돈을 아니 가져본 자는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아시안들이 집안에 돈을 두고 산다는 소문이 나서 아시안들이  손님과 총을  분들의 타겟이 되어 버리기도 해서 종종 안 좋은 일을 당하기도 한다. 그래도 뭐라  못하고 쉬쉬 하고 살아간다.

그런데 나는 모든 사람들  보시요!하고 백만불을 이고 다닌다. 모든 사람들이  때마다 와아! 백만불짜리네요!하며 감탄을 한다. 그렇게 백만불을  갖고 다니는  하나도 불안하지 않다. 그것도  머리에 이고 다니는 데 말이다.

내가 백만불을 가진 사람으로 불리게  것은 불과 얼마전이다. 분명 전에도 똑같이, 지금처럼 백만불을 갖고 다녔는데  때는 누구 하나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 나도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나의 머리는 곱슬머리이다. 태어나면서부터이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고, 아버지는 할머니에게 물려받았던 것 같다. 예전 총각 시절에도 꽁지머리는 아니지만 제법 길러본 적도 있었다. 나의 머리는 완전 바글 바글한 곱슬은 아니고 자연스럽게 웨이브가 만들어지면서 보기가 좋다. 실은 나는  머리를 아주 싫어한다. 고개를 옆으로 제끼면  넘어가는 머리, 바람이 불면 휘휘 날리는 그런 머리를 좋아하며 부러워했다.  

나의  머리를 보고 사람들은(주로 여성들 그것도 아줌마들) 와아! 머리가 백만불짜리네요.한다. 어쩌다 한번 듣는  아니고 너무 자주 듣는다. 어떤 때에는 사람들이 어디에서 파마를 했느냐? 묻기도 한다. 곱슬머리가 아닌 파마 머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생각해본다. 내가 싫어했던  머리가 백만불짜리라고? 그러면서 한번 계산기를 두들겨 본다. 여성들이 파마 머리를 하기 위해 일생동안 어느 정도의 돈을 쓸까 하고 말이다.

 어느 날인가 어느 남자하고 대화하는  와아  머리 국보급이네요.하며 부러워 하는 남자도 생겼다. 나는 웃으면서 그래서   길러서 꽁지 머리 한번 해볼까 하는데요? 했더니 여자 꼬실  있어요? 한다. 그래서 나는   알았다. 여자를 꼬실려면 꽁지 머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곤  스스로가 싫어했던  머리가 그렇게도 사람들이 부러워 하는 머리였구나 하면서 소중하게 씻어주면서 가꿔 준다많이 쌓아 놓고 어쩔  몰라서 염려하고 불안해 하는 그런 것이 아닌, 모든 사람들( 강조하지만 여성들) 부러워 하는 백만불, 백주 대낮에 내놓고 다녀도 누가 빼앗아 가지도 않고 오히려 부러워 하는  머리이니 말이다.

그리곤 이번 여름이 지나고 나면 한번 머리를 길러봐야지 하고 생각해 본다. 그래서 여자를 꼬실  있다면 더욱 좋겠고, 그보다는 나의 인생에서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새로운 말을 들을  하는 기대감도 있다.

그리고  참에 나의 백만불짜리, 아니 국보급 머리를 세계 유산으로 등재해 볼까 하고도 생각해 본다.  모든 여성들이 추천해 준다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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