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붓가는대로)

그녀에게는 모든 것이 사치일 뿐...

해처럼달처럼 2017. 8. 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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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는 모든 것이 사치일 뿐...




"혁띠가 멋있네!"

너싱홈을 방문한 나의 혁대를 보며

아내가 한 말이었다.


그 말을 들으며 스쳐지나는 생각이

"그렇구나. 그녀에게는

모든 것이 사치일 뿐이라는..."


그녀에게 있어

혁대라는 것을 매본 지가,

제대로 된 옷을 입고

옷매무새를 자랑하던 때가 언제였던가?


10여년을 휠체어에 앉아

허구헌날 싸구려 티셔츠와

바지만 걸쳐 입었던 그녀 아니던가

속옷 입는 것도 잊어버렸다.


기저귀를 차고 앉아 있으니

브라나 속옷은 아예 생각도 안한다

그녀의 마음 속에 그런 멋냄은 없는걸까

생각을 못하는 걸까 안하는 걸까


아니, 멋냄이 아니라

당연히 입어야 하는 거 아니었던가

당연한 것 마저도

누리지 못하는

해주지 못하는

그녀가

내 마음이 안쓰럽기만 하다.


멋뿐이 아니다.

맛보는 것도 그러하다

그녀에게 있어 먹는 것 또한 사치다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먹지 못한다.

맛있는 것 찾아 먹는 것도 욕심이다.


그나마 먹는 것도

밥부터 반찬까지

모두 죽처럼 갈아서 먹어야 한다.

음식 맛이 있을리 없다.

그래서 가끔 밥을 해다 준다.

먹을만한 스시도 사다 주고...


어느 누가 그녀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을까

오랫만에 한번씩 다녀가는

가족이나 지인들이 그저

반갑기만 하고 기다려진다는 사실을...


하나님의 나라는

어떤 곳일까?

어떤 사람들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까.


어떤 사람들이

하나님의 사랑과 위로를 더 받을까.

어떤 사람들이

하나님의 마음을 더 이해할 수 있을까.


"이 둘 중 누가 더 하나님을 사랑하겠느냐?"

"더 많이 탕감받은 자니이다"



-해처럼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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