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붓가는대로)

가을 단풍

해처럼달처럼 2019. 9. 5. 11:45




가을 단풍



님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푸른 하늘 흰 구름 제치고

우뚝 서 있는 고목나무 꼭대기로부터

아침 이슬 맞으며

고즈녘이 내려앉는다


한 여름 따사로왔던

햇살머금은 가을은

따스한 마음안고

방긋이 미소지으며 달려온다


여늬해보다 무더웠던 열기

적당히 내려준 단비

솔솔 가을바람으로

샤방샤방 단풍이 익어가고 있다


뜨거웠던 태양빛이

만물을 지치게 했지만

잘 견뎌낸 나뭇잎들은

더 선명하고 아름다운

옷들로 갈아입고 있다


고난많은 인생이

더욱 아름답게 익어가듯이

불가마 속에서

옹골차게 견뎌온 잎새들은


높고 푸른 하늘아래

수줍음으로 숨을 고를 때

가을은 부끄러워

얼굴 붉히우네


!

단풍은 그렇게 익어가는데

황혼녘 나의 인생은

얼마나 익어가고 있는지...


해처럼달처럼/차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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