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
님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푸른 하늘 흰 구름 제치고
우뚝 서 있는 고목나무 꼭대기로부터
아침 이슬 맞으며
고즈녘이 내려앉는다
한 여름 따사로왔던
햇살머금은 가을은
따스한 마음안고
방긋이 미소지으며 달려온다
여늬해보다 무더웠던 열기
적당히 내려준 단비
솔솔 가을바람으로
샤방샤방 단풍이 익어가고 있다
뜨거웠던 태양빛이
만물을 지치게 했지만
잘 견뎌낸 나뭇잎들은
더 선명하고 아름다운
옷들로 갈아입고 있다
고난많은 인생이
더욱 아름답게 익어가듯이
불가마 속에서
옹골차게 견뎌온 잎새들은
높고 푸른 하늘아래
수줍음으로 숨을 고를 때
가을은 부끄러워
얼굴 붉히우네
아!
단풍은 그렇게 익어가는데
황혼녘 나의 인생은
얼마나 익어가고 있는지...
해처럼달처럼/차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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