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붓가는대로)

멀리 있다고 먼것이 아닙니다

해처럼달처럼 2019. 4. 16. 03:09




멀리 있다고 먼것이 아닙니다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몇 백리 길이
먼 적도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고향 찾아가는 길이
먼 적도 있었습니다
하물며 해외에 살고 있으면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았습니다

전화 한 통화 하는 것도 힘들었고
편지 한번 보내려면
몇개월 걸리기도 했었습니다

지금은 세계 어디 있더라도
그런 느낌을 갖지 않습니다
지구촌이라는 말을 실감합니다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먼 거리이긴 합니다
보고싶을 때 보지 못하고
함께 하고플 때
함께 하지 못하는 아픔이
아직도 우리들 삶에 많이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이민 생활이
20년을 넘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가족들이었습니다
아내와 아들은 함께 하고 있지만...

형제자매들은
자랄 때 뿐이었지
지금은 남남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로
함께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민생활을 보면
어떤 이들은 부부간에도
부모와 자녀간에도
떨어져 사는 이들이 많습니다
동생이 말합니다
"오빠! 혼자서 그곳에서
힘들게 살지말고 들어와!"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저 다음의 말로
스스로 위로하며 살아냅니다.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서
먼 것이 아닙니다
죽음이 갈라놓는 것이 아니라면...

간절히 오기를 원하고
가기를 원한다면
그 어떤 거리도
그리 먼 것은 아닐 것입니다.


가까이 있어도

먼 사람이 있고

멀리 있어도

가까운 사람이 있는 것처럼

서로의 마음이
서로를 향해 있다면
거리감도
세월의 흘러감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마음이 식어지는 것입니다
사랑이 식어지는 것입니다

마음이 식어지지 않도록

사랑이 식어지지 않도록

4월의 꽃향기를 맡으며
마음의 분요로움을
내려놓아 봅니다


해처럼달처럼/차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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