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있는 이야기

가꾸기

해처럼달처럼 2019. 11. 18. 13:14




가꾸기


사람들은 가꾸는 일에 열심이다
허긴
짐승들도 암컷 앞에서
자신의 자태를 한껏 뽐내기도 하잖는가

하물며 사람이야 오죽하랴


집안 가꾸기
화초 가꾸기
옷매무새 가꾸기
몸매 가꾸기 위해서라면
살점도 서슴없이 오려내고 뼈다귀도 갈아낸다


자존심을 세우고
가꾸는 일도 열심이다
가꾸는 일이 본능이라고들 하지만
겉모양만 좋고
속은 썩었다면
치장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옷이
그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
겉에 드러나는 것들이
그 사람이 되어서도 안된다
그 사람은
그 사람의 인품이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허우대가 멀쑥하고
지식의 최고봉이라 하는 자들에 의해
온 국민이 조롱당하며
분노에 치를 떨고 있다


겉은 멀쩡하나
회칠한 무덤같은
외식하는 자의
대명사를 보고 있다


겉으로는
평등과 공정, 정의를 말하지만
그 속은 누구보다 더 썩은
거짓과 수치의 양극, 그 자체를 보고 있다


그것이 사람이다
세상엔 공의로운 자도
정의로운 자도 없다


보이는 가꾸기에
수많은 물질과
시간을 쓸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의
사람다운 사람 만들기에
더 노력하는
사람다운 사람이 많아지는
그런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해처럼달처럼/차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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