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좋은 나라, 아름다운 나라, 세상 사람 누구나 한번은 와보고 싶어하고 또 와서 살고 싶어하는 나라. 그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그래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땅에 숨어 들어오려다가 목숨을 잃어버리고 있는지 모른다. 지금도 캐나다 국경에서, 멕시코 국경에서 또 바다를 통하여 어디를 통해서든지 밀입국은 계속되고 있다.
얼마전에 멕시코에서 밀입국하다 수많은 사람이 사막에서 더위와 굶주림으로 죽어갔다. 그리고 또 배(ship)를 타고 들어오다 컨테이너 안에서 무수한 사람이 죽어갔다.
무엇이, 그 어떤 매력이 이 미국에 있기에 그렇게 목숨을 걸고 모험을 하게 하는가?
이민의 삶을 살고있는 이민자들은 구약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을 쉽게 이해할 듯 하다. 창세기 12장에서 하나님은 아브람을 불러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면서 아브람을 부르시고 계신다.
아브람이 그 말씀을 순종하여 하나님이 지시하는 땅으로 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수고를 했는가. 때로는 아내를 빼앗기기도 하고, 타향에서 친구 하나 없는 외로움과의 싸움, 외지에서의 적들과의 싸움, 그리고 조카 롯과의 분쟁 등 하루도 편하게 쉴 날이 없는 삶을 살았다.
그렇게 하루도 제대로 쉴 날이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것이 이민자의 삶인 것 같다. 지금도 이민와서 사는 사람들을 보면 무엇이 그리 분주한지 모르겠다. 게다가 다른 언어와 문화적 배경들로 인해 삶은 더욱 피곤해지고 외로움과 고달픔 속에서 일생을 보내는 것을 종종 본다.
나도 지난 6월로 미국 땅을 밟은 지 벌써 8년이 지났다. 이민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시간을 빨리 보내고 싶으면 이민 오라고" 8년이란 긴 시간안에 얻은 것은 지난해(2003년 11월) 받은 영주권이다. 그외에는 아직도 제대로 갖춘 것이 없이 늘 분주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 영주권을 두고 또 하는 말들이 있다. 길바닥에 버려도 개도 안물어가는 영주권을 얻기 위해 수많은 수고와 때로는 크나큰 고통들을 겪는다고.... 나도 7년만에 영주권을 받았으니 예전에 비하면 거의 2배가 걸린 시간이다. 그러니 그 마음 졸임과 말할 수 없는 고통 또한 어떠하겠는가. 지금도 그 문제에 걸려 가족들과도 생이별을 하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정말이지 나의 본향 한국에는 80 중반되시는 어머니도 계시고, 형제들도 있고 친구들도 있다. 거기엔 언제나 만나는 사람들마다 정다움이 있고, 평안함이 있다. 냄새마저도 싱그럽고 눈 감고도 어디든지 찾아갈 수 있는 익숙함이 있다.
어느 날 하란에 살고 있는 아브람에게 하나님은 부모형제와 친척, 그리고 친구들이 있는 그 땅을 떠나라고 하신다. 지금처럼 정보화 시대도 아니고 전혀 알지도, 알 수도 없는 미지의 세계를 향해 떠난다는 것은 여간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어지간한 용기와 믿음이 없으면 도저히 따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신약성경 히브리서 11장에 보면 아브람은 오직 믿음으로 순종하여 갈 바를 알지 못한 채 떠났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히브리 기자는 계속해서 말하기를, "그가 나온 바 본향을 생각하였더라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으려니와 이제는 더 나은 바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면서 우리 인생들이 진정으로 돌아갈 본향은 가나안도 아니요 미국도 아니라 하늘에 있는 것이라고 가르쳐주고 있다.
고린도후서 5장에 보면 이 세상에 있는 장막 집이 무너지면 우리의 손으로 짓지 아니한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을 알고 그 처소를 간절히 사모한다고 말하고 있고, 요한복음 14장에서 예수님은 “내가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러 가노니 처소를 예비한 후에 다시 와서 너희를 나 있는 곳에 함께 있게 하리라”고 말씀하면서 우리의 돌아갈 영원한 나라, 참 아름다운 나라가 따로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미국을 가리켜 ‘기회의 땅’이요 ‘드림 랜드’라 하면서 찾아오고 있다. 그러나 막상 와서 살다보면 그렇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남의 나라에 와서 뿌리를 내리며 산다는 것이 어찌 그리 쉬운 일이랴. 다른 문화와 언어, 그리고 인종간의 문제로 고통을 받고 때로는 미국 문화권 속에서 자라나면서 살아가는 자녀들과의 갈등, 할아버지와 손자가 한마디 대화도 하지 못하는 불행한 현실, 때로 자녀들이 마약이나 잘못된 친구들과의 만남으로 인해 타락되어 겪어야 하는 아픔, 때론 공들이고 힘들이고 쌓아놓았던 사업장에 들이닥친 강도로 인해 목숨을 잃어버려야 하는 허무함, 각종 아픔들을 당하면서 하는 절규가 “누가 이 땅을 드림 랜드라 했는가”라면서 가슴을 치며 살아가는 현실을 본다.
성경은 그렇게 끝없이 이어지는 나그네의 삶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제자 요한도 요한일서 2장에서 "지나가는 이 세상에 마음을 두지 말고 사랑하지도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없어져 버리고 얻어봐야 고통과 슬픔뿐인 것을 사랑하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행하라고 말하고 있다. 누구나 할 것 없이 본향을 향해 길 떠나고 있는 나그네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같은 이민자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은 더욱 소망이 된다. 이 세계가, 이 미국 땅이 우리가 영원히 안주해야 할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괴롬과 수고와 고통으로 가득찬 이 땅이 나와 내 자손이 영구히 머무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이 보여주시고 있는 그 땅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고 있는 나그네의 생활이요, 광야의 생활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땅에서 서로 아귀다툼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보다 더 넉넉한 마음으로 마음의 풍요를 누리며 이웃들을 돌아보고 욕심을 버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워야 할 것이다.
다만 한가지 우리 신앙인들이 꼭 명심해야 할 것이 있으니 그것은 어디에서 사느냐 하는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살든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을 수 있는 가치있는 삶을 살면서 사람앞에서나 하나님 앞에서 부끄럼 없이 살아갈 수 있는 믿음의 은총이 변함없기를 소망해본다.
그래서 마지막 그날, 하나님이 예비해 놓으신 그 나라에 들어가서 주님 앞에 섰을 때 “‘에벤에셀'의 하나님이 나를 여기까지 인도하셨다”고 고백하는 감사의 노래를 마음껏 불러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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