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붓가는대로)

먼 길 가심이 그리도 급하셨나요?

해처럼달처럼 2011. 3. 24. 10:29

 

 

먼 길 가심이 그리도 급하셨나요?

 

 

 

먼 길 가심이 그리도 급하셨나요?

한 시간만이라도 더 기다리실 수 없었나요?

 

그리도 오랜 시간을 기다려 오셨는 데

아픔도 외롬도 잘 견뎌 오셨는데....

 

먼 길 가심에 힘이 나시도록

한술 더 뜨고 가시면 안되었나요?

 

아무리 아파도 큰 소리 한번 안 내시고

볼 때마다 “여기 옆구리가 너무 아파~”

 

아프다고 호소하실 적마다

아무 것도 어찌 해 드릴 수 없었는 데...

 

“돌아가시더라도 하나님 나라에는 가시야죠?”라며

붙잡고 기도해 드린 것이 불과 며칠 전이었는데...

 

그리도 급히 가셔야만 했나요?

지금 막 저녁을 지어 들고 왔잖아요.

 

마지막 한 술 더 뜨고 가셨더라면

이리도 마음이 서운하지는 않을텐데요.

 

조용히 말없이 계시더니만

가실 적에도 말 없이 그리 가시는군요.

 

아직도 숨소리가 들려오고

호흡에 맞추어 이부자리도 흔들리는 듯 하는 데...

 

이젠 하나님 나라에서 편히 쉬세요.

옆구리도 아니 아프실테니 마음껏 뛰어 다니시구요.

 

먼 길 가심이 어찌 그리도 급하셨나요?

여기 아직 김이 모락 모락 오르는 저녁상이 있는 데...

 

 

 

- 해처럼달처럼 -

 


할머니 한 분이 또 돌아가셨다.

그동안 몇 분이 돌아가셨지만....

이제는 돌아가시는 것도

일상의 한 생활이 된 듯 하다.

예전에 집사람과도 한 방을 쓰셨던 할머니

이제는 하나님과 한 울에서 편히 지내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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