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붓가는대로)

대견한 당신

해처럼달처럼 2011. 4. 12. 11:47


      대견한 당신

      혹독히 추웠던 겨울도

      허리춤 오도록 쌓였던 눈도

      눈꽃처럼 피어 오르는 꽃망울 앞에서

      이내 모습을 감추고

      화사한 옷을 입었다.

       

      눈부신 햇살

      부드런 봄바람이

      속깃을 파고드는 데

      마음은 여전히 춥기만 합니다.

       

      진정한 따뜻함은

      그런 외적인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옆에 함께 해야 할 사람이 없으면

      오손도손 정 나눌 사람이 없으면

      복날이라도 마음은 추운가 봅니다.

       

      환하게 웃는 목련 나무 아래

      그대와 함께 했던 날이

      마냥 그리운 오늘입니다.

      오고가는 사방 길목마다

      목련은 그리도 많이 피었는 지...

       

      어느 때에 그대 어깨 손얹고

      그리워 하던 그날들을

      정다이 이야기 할 수 있으려는 지...

       

      그래도 당신 참 대견합니다.

      일곱 해 하고도 3개월을

      그 아픔 가운데서도

      불평 한 마디 없이 잘 견뎌 주어서 말입니다.

       

      때로 처지를 비관하고

      낙담하는 이들도 많이 있는 데

      그런 모습 한 번도 보여주지 않으니 말입니다.

       

      "당신 요즈음 들어 먹는 양이 아주 작아졌더라

      어디 안좋은데라도 있는 것인지..."

       

      어제부터 발목이 아프다고 하여

      발목을 만져주면 아프지 않다고 하는 데

      당신 가까이서 굳은 팔과 다리도

      더 주물러 주어야 하는 데....

       

      옆에서 돌보아 주는 나보다

      어쩌면 당신이 더 힘들어 할 터인 데...

      아무런 내색없이 보기만 하면

      웃어주는 당신이,

      날 보며 수고한다고 말하는

      당신의 그 마음이 더욱

      눈물과 아픔으로 젖어 있을 터인 데...

       

      넉넉한 마음으로

      고즈녁히 바라봐 주는 당신이기에

      내 마음이 더 애련해 지는 모양입니다.

       

      그래요.

      우리 서로 힘들고 고단한 하루라도

      서로를 바라보면서 살아가면

      오늘 하루가 기쁜 하루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금 목련 아래 함께 서지 못해도

      마음만은 저 목련보다도 더

      환하게 살아 갑시다.

       

      "당신 잘 할 수 있잖아. 그치?"

       

      - 해처럼달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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