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장쟁이의 고백

지옥 같은 금성

해처럼달처럼 2011. 8. 27. 11:18

 

9. 지옥 같은 금성

숨 가쁜 달리기는 이쯤에서 잠시 멈추고 태양계의 혹성들을 좀 둘러보자.
인간들은 지구를 탐욕과 이기로 망가뜨리면서 우주공간 어디엔가 다른 지구가 없을까, 지구에 살 수 없게 되면 혹시 그곳으로 갈 수는 없을까, 두리번거린다.
그러나 지구는 하나밖에 없다.
우주공간 어디에도 지구 같은 별은 없다.
혹시 지구와 비슷한 별이 있다 해도 수십만, 수백만, 수억 광년을 날아 그곳에 간다는 건 꿈일 뿐이다.

은하계에는 태양과 같은 항성이 2,000 억 개나 되니까 혹성도 2조 개 정도는 될 것이고 그 중 적어도 몇 천 개 정도는 지구와 비슷하거나 같은 별이 있지 않겠는가, 또 드넓은 우주공간에는 은하계 같은 성운(갤럭시)들이 또 천 억 개 정도 있으니까 적어도 몇 조 개 정도는 확률적으로 있지 않겠는가 하는 계산을 한 학자도 많다.
그러나 태양계의 혹성들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사는 지구가 얼마나 특별한 별인지, 하나님이 세심한 손길과 사랑으로 지으시지 아니하고서는 있을 수 없는 별이라는 것을 조금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수성은 지난번에 잠깐 언급했으니(이 블로그서는 다음번에) 금성부터 둘러보기로 하자.
금성, 샛별, 아름답다 하여 비너스...
지구에서 보는 금성(金星, Venus)은 태양과 달을 뺀 별들 중에서 가장 밝은(-4.3등급) 별이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일 뿐 아니라 크기도 지구와 엇비슷하다.

지구지름이 약 12,700 ㎞인데 금성 지름은 12,100 ㎞이다.
질량은 지구의 0.815 배, 표면중력은 지구의 0.903배, 탈출속도는 10.3 ㎞/sec이다.
공전궤도는 태양으로부터 1억 820만 ㎞ 거리이고, 공전주기는 224.7일이다.
금성은 초속 약 35 ㎞ 정도의 속도로 태양 주위를 달리고 있다.

금성은 매우 두꺼운 탄산가스 대기와 구름에 가려져 있어 망원경으로 아무리 봐도 도무지 특징이 없다. 금성의 신비를 캐기 위하여 미국에서는 1962년에 ‘매리너 2호(Mariner 2)’ 탐사선을, 소련은 1970년에 ‘베네라(Venera)호’를 발사하여 금성에 착륙시키는데 성공하였고 이로써 비로소 금성의 표면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되었다.

<사진은 매리너호가 찍은 금성>

 

또한 근년에 개발된 전파망원경으로 두꺼운 이산화탄소 대기를 뚫고 금성표면을 관측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금성표면에도 산과 골짜기가 있다는 사실과 자전주기가 243.1일이라는 것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금성의 대기의 양(量)은 지구보다 훨씬 많다.
그런데 95%가 이산화탄소(CO2)이고 산소는 거의 없다(0.1%).
대기압은 지구 대기압의 90배 정도 된다.
엄청난 두께의 탄산가스 대기가 금성표면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탄산가스의 온실효과로 금성표면온도는 유리와 납이 붉은 빛을 내며 녹아내리는 섭씨 460도, 그리고 역시 그 온도의 뜨거운 황산비가 내리고 있다고 한다.

금성의 자전은 공전속도 224.7일 보다도 오히려 더 느리다. 243.1일에 한 바퀴 자전하니 자전하나마나다.
그리고 다른 행성들은 행성의 적도면과 공전궤도(황도)의 경사가 30도 미만인데 금성은 88도, 거의 직각이다. 쉽게 말해 건방지게 태양을 향하여 드러누운 자세로 돌고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공전주기 224.7일의 절반은 태양이 북극 쪽을 비추고 절반은 남극 쪽을 비추는 꼴이 되므로 낮이 약 112일, 밤이 약 112일씩 계속된다.

금성의 지표 80% 이상은 화산활동에 의한 용암(Laca flow), 평원(Plain) 및 다른 화산지형으로 뒤덮여 있다. 마젤란 탐사선은 거미줄 모양으로 형성된 가뭄에 마른 논바닥 같이 갈라진 Arachnoids 지형을 촬영했는데 이는 마그마가 지표 밑에서 상승할 때 지면이 깨어진 것처럼 갈라져서 생성된 것으로 믿어진다.

또 화산에서 분출된 마그마가 사방으로 퍼지면서 냉각되어 오븐에서 구운 팬케잌 처럼 보이는 가파른 면을 지닌 Volcanic Dome도 있고, Aphrodite Terra의 북쪽 Meandering은 용암에 의하여 암석지각이 녹아서 형성된 것으로 믿어지는 폭 1마일, 길이가 4,225마일이나 되는 긴 수로(Channel)이다.

금성으로 여행을 한다면 어떨까? 공전궤도와 시간을 잘 맞춘다면 가장 근접할 때 지구에서 금성까지의 거리는 약 5천만 ㎞ 정도이니까 초속 20 ㎞ 정도의 우주선으로 한 달 정도 날아가면 도달할 수 있으므로 비행거리상으로는 수성에 비하여 훨씬 유리하다. 게다가 크기나 중력도 지구와 엇비슷하니까 좋은 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구대기압의 무려 90 배에 달하는 고온고압의 탄산가스통, 유리와 납이 녹아서 흘러내리는 섭씨 460도의 기온, 화산으로부터는 마그마가 흘러넘치고 끓는 황산이 비처럼 쏟아지는 금성은 아름다운 여신 비너스가 아니라, 혹시 거기가 지옥은 아닐까?

으앗, 지옥 싫어!

 

 

 

 

 

 

 

 

 

 

 

 

 

 

 

 

 

 

 

 

 

 

금성의 하늘에서도 뜨거운 황산비가 내리는 등 천둥 번개도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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