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장쟁이의 고백

11. 목성, 거대한 소용돌이, 액체수소의 바다

해처럼달처럼 2011. 11. 17. 06:17


태양-수성-금성-지구---화성---소혹성대------목성-------토성------
이게 뭐냐고?
태양으로부터의 거리를 대충 보여주고 싶어서 나열해 본 거다.
태양으로부터 지구까지는 가깝다.
그러나 화성을 지나면서부터는 거리가 껑충껑충 멀어진다.

목성은 태양으로부터 5.2 AU, 778,330,000 km 거리에 있다.
(1 AU는 지구와 태양 간의 거리, 즉 1억 5천만 km)
화성이 1.52 AU 거리에 있는데 목성은 갑자기 뚝 떨어진 먼 거리에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 중간에 소혹성대가 있다.

소혹성대는 화성과 목성 사이에 흩어져 있는 무수한 작은 혹성들, 암석이나 금속덩어리들이다.
소혹성 중 가장 큰 세레스는 태양으로부터 약 2.77 AU 거리를 돌고 있으며 그 지름이 약 1,000 km에 달한다. 세레스 외에도 지름이 200 km가 넘는 것이 몇 개 있다.
우주과학자들은 소혹성들은 태양계 생성 초기에 목성의 중력 때문에 혹성으로 뭉쳐지지 못 하여 생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

소혹성이 무수히 많다 하여도 하도 넓은 공간에 흩어져 있어 목성이나 토성, 명왕성을 향하여 발사한 우주선에 큰 위협은 되지 않는다.
또 소혹성들을 다 합쳐도 그 질량은 지구의 1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더러 소혹성대에서 이탈해 나온 운석들이 목성으로 끌려들어가기도 하고 화성, 지구, 금성, 수성에 부딪히기도 한다.

소혹성들끼리도 큰 놈이 혹성노릇을 하고 작은 놈들이 주변을 도는 위성 노릇을 하는 경우도 있고, 서로 빙글빙글 돌면서 태양을 공전하는 놈들도 있고, 주띠 혜성처럼 소혹성대를 돌고 있는 혜성도 있다.
소혹성대를 기준으로 그 안쪽에 있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 이 네 개의 작은 혹성들은 지구형 혹성으로 부른다. 그 주성분이 암석을 이루는 규소, 철, 니켈 같은 물질로 지각과 맨틀을 이루기 때문이다.
소혹성대를 지나면서부터 만나는 거대한 혹성들,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이 네 개의 혹성은 목성형 행성, 또는 가스형 행성으로 부른다. 그 주성분이 수소, 헬륨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명왕성은 태양계의 바깥쪽에 있으면서 거대한 가스행성이 아니고 아주 작은 암석덩어리로써 그 크기가 지구의 달보다도 작아 혹성의 지위를 박탈당하고 소행성으로 재분류되었음은 앞서 언급한 바 있다.

- 수성, 금성, 지구, 화성 = 작은 지구형 혹성 4개  
-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 거대한 가스형 혹성 4개
이 혹성 여덟 개가 태양이 거느린 태양계의 가족, 지구의 형제들인 셈이다.

아무튼 소혹성대를 지나서 목성으로 가보자.
목성은 778,330,000 ㎞ 거리에서 태양을 돈다. 공전주기가 12년이다.
목성(木星)의 영어 이름은 로마신화의 주신(主神)인 Jupiter이다.
태양계의 행성들 중에서 가장 큰 별로서 부피로는 지구의 1,320 배에 달한다.
목성이 항아리라면 그 항아리 안에 지구라는 구슬을 1,320개나 집어넣을 수 있다는 말이다.
질량으로는 지구의 318배 정도 된다.  
목성의 지름은 적도에서 143,800 ㎞로 지구 지름의 11.27 배이다.

목성은 그 엄청난 크기에도 불구하고 지구보다 거의 3 배나 빨리, 9 시간 55분마다 한 바퀴씩 맹렬한 속도로 자전하고 있다.
그야말로 팽팽 돌고 있는 셈이다.
적도표면에서의 자전속도를 계산해 보면 시속 4만 5,600 ㎞, 초속 12.6 ㎞나 된다.
만일 지구가 이 속도로 자전한다면 지구상의 모든 물체가 지구 밖으로 튕겨나가 버릴 것이다.
(지구의 이탈속도가 11㎞ 정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라.)
목성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자전하고 있기 때문에 원심력으로 인하여 남북으로 납작한 모양을 하고 있다. 적도 지름이 남북극 지름보다 무려 6%나 더 크다.

목성의 표면중력은 적도에서 지구의 2.64배 정도이고 탈출속도는 무려 61 ㎞/sec에 달한다.
지구에서 몸무게 70 킬로그램인 사람이 목성에 가면 약 200 킬로그램 정도가 된다는 이야기다.
목성의 탈출속도가 지구의 탈출속도의 거의 6배에 달하지만 중력은 2.64배밖에 안 되는 것은 무지하게 빠른 목성의 자전속도에 의한 원심력으로 중력이 상쇄되었기 때문이다.

목성은 가스별이기 때문에 인간이 우주선을 타고 목성에 착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목성이 만일 지구형 행성이라 해도 착륙은 불가능하다.
아니, 목성 근방에도 마음 놓고 가기가 어렵다.
목성이 우주선을 1초에 10미터가 넘는 가속도로 ‘좌악’ 끌어당기기 때문에 우주선이 목성을 탈출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주선의 무게는 세 배로 늘어나고 이탈속도는 지구의 다섯 배나 되는 초속 61 ㎞에 달하기 때문에 인간이 만든 어떠한 로켓의 추진력으로도 목성을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인간이 만들어 발사한 로켓의 최고속도는 겨우 초속 30 km 정도에 불과하다.
(음속의 100배 가까이 되는 초속 30km 속도를 놓고 ‘겨우’라니?)
설사 초고성능 로켓으로 초속 61 km가 넘는 강력한 추진력을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우주선 안의 인간들은 중력을 이겨내지 못 하고 납작 오징어포가 되어 사망해버릴 것이다.
그러니 여러분이 혹시 우주선을 타고 목성 근방에 가거든 조심하시라. 아차, 실수로 목성의 인력권에 들어가면 속절없이 끌려 들어가 끝없이 깊은 목성의 차가운 액체수소바다에 빠져 들어가 버리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목성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은 수성, 금성, 지구, 화성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수소가 76%, 헬륨이 22%로 태양의 성분과 비슷하고 그래서 밀도는 지구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목성의 중심부는 엄청난 초고압으로 수소가 고체로 된 ‘금속수소’의 핵이 있다고 믿어진다.
금속수소라고? 수소가 금속? 무슨 소린가?
그렇다. 고압으로 압축된 액체수소가 더욱 고압으로 압축되면 수소가 고체가 되는데 이것이 금속수소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중력 때문이다.
목성의 중심에 있는 이 금속수소 핵의 지름이 지구 지름의 2 배 가까운 약 2만 ㎞로 추정된다. 목성의 크기로 보면 이 금속수소의 핵은 매우 작은 알갱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금속수소 바깥쪽은 액체수소층이다. 엄청난 깊이의 액체수소의 바다가 목성을 덮고 있다고 보면 된다. 아니 목성이 액체수소의 별인 셈이다.
그리고 그 액체수소바다 위로 짙은 대기, 즉 고압으로 압축된 대기가 덮여 있다. 이 대기를 이루는 물질들은 수소, 메탄, 암모니아, 이산화탄소 등인데 액체수소 표면에서의 대기압력은 지구의 대기압의 20만 배이다.
대기압만으로도 납작오징어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러므로 인간이 목성에 착륙한다면 급속냉동 된 얼음덩어리, 동태가 되어 액체수소 바다 속에 빠져서 깊이, 깊이 잠기게 될 것이다.
무거운 우주선은 금속액체 중심에 도달할 때까지 가라앉을 것이고, 인간의 시신이라면 액체수소의 바다 위에 뜨게 될지도 모른다.  

목성표면은 흐르는 소용돌이로 이루어져 있다.
목성이 받는 태양열은 지구표면의 30분의 1에 불과하고 목성표면의 온도는 영하 120도 C이다.
영하 120도로 냉각되고 압축된 수소, 메탄, 암모니아, 이산화탄소(드라이아이스) 같은 짙은 대기는 목성의 빠른 자전에 의하여 맹렬한 속도로 흐르며 소용돌이치는데 이것이 목성표면의 여러 줄무늬를 이루는 구름층이다.
이 구름층 줄무늬 가운데 ‘대적반’으로 불리는 타원형의 붉은 반점이 보이는데 이것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몰아치는 대기의 흐름이 만들어내는 소용돌이로 이 지구가 통째로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이다.
목성에는 이러한 소용돌이로 인하여 갈색 타원체, 백색타원체가 나타나 몇 년씩, 또는 수 십 년씩 관측되는데, 대적반 같은 타원체는 300년씩 가기도 한다.

목성에는 위성이 많아 수 십 개나 된다.
목성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는 암석조각들로 이루어진 (토성의 띠 같은) 고리가 있고 그 다음에는 소행성 크기의 자그마한 위성들 4개가 관측되었다.
그 다음에 갈릴레이 위성이라고 부르는 거의 지구 크기에 육박하는 4 개의 위성들이 있다.
이 중 이오 위성표면에는 아직도 화산활동이 계속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분화구들이 관측된다.
다시 그 바깥쪽에 8 개의 작은 위성들이 있다. 가장 바깥쪽에 있는 위성 중 몇 개는 다른 위성들과 반대방향으로 돌고 있어 소행성이 목성의 중력장에 붙잡혀 위성이 된 것으로 믿어진다.

목성은 그 한 개의 크기로 태양계의 다른 모든 혹성들을 합친 것보다 더 크다.
그 거대한 목성은 태양을 돌면서 위험한 소행성이나 외부침입자들을 끌어당겨 삼켜버림으로써 지구를 보호하는 보호자의 구실을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거대한 목성도 태양에 비하면 태양의 9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하나의 작은 혹성일 뿐이다.

목성을 돌고 있는 수 십 개의 위성들, 그 중 네 개는 지구의 크기와 거의 맞먹는 거대한 목성의 달들, 이 위성들은 목성에 끌려 들어가지 않기 위하여 달이 지구를 도는 속도 보다는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목성을 돌고 있다.
그리고 그 모두를 데리고 목성은 태양을 돌고.......

달리지 않으면 죽는, 쉼 없는 달리기는 그곳에서도 어김없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어느 대장쟁이의 고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왕성이 태양을 한 바퀴 돌면  (0) 2016.12.10
물에 띄워볼까, 토성  (0) 2016.12.10
화성에 갈 사람!  (0) 2011.09.01
지옥 같은 금성  (0) 2011.08.27
달님의 지구 사랑  (0) 2011.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