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보내야 할 때입니다
이제는 보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아니, 진즉에 떠나 보냈어야 했습니다
내 것인 줄 알았습니다
내가 가져야 할,
마땅히 내 것인 줄 알았습니다
아무 것도 갖고 나온 적이 없는데
왜 내 것인 줄 착각하는지 모릅니다
누가 나에게 준 적도 없는데
왜 가지려고 했는지 모릅니다
훔치려 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나에게 주고 있는데
나는 무엇을 주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지고 있음으로
행복함 보다
가지고 있음으로
부담이 되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없음으로 인해
슬퍼하기 보다
비워내지 못함으로 인해
슬퍼해야 할텐데 말입니다
입술로는 잘도 말하고
마음으로 잘도 다짐하면서
여전히 갖고 싶어하는 마음이
슬프기만 합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가야 하건만
아직도 내 의지가 살아있음이
십자가 앞에서
부끄럽기만 합니다
내 안에 차고 넘치는
온갖 욕망들과 더러움
악하고 추한 정욕들
거짓된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
이 모든 것 내 것이 아님에도
왜 그리 바득바득 움켜쥐고 놓을 줄 모르는지...
우리의 기도가
그리도 힘이 없었던 것일까요
우리의 신앙이란 것이
그렇게 하찮은 것이었던가요
이제는 보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가져가기 위한
군병들의 발자국 소리는 가까와지고
보내기 위해 골고다 언덕은
그리도 몸부림치는데...
이제는 모든 것을 보내야 할 때입니다
당신이 지고 가는 그 십자가에
나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기쁜 마음으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로만
충만하도록 말입니다.
-해처럼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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