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의 신학

십자가 선홍빛, 그 보혈이 필요합니다

해처럼달처럼 2023. 2. 20. 12:17

<광야의 신학>

 

십자가 선홍빛, 그 보혈이 필요합니다

 

“내가 눈녹은 물로 몸을 씻고

 잿물로 손을 깨끗하게 할지라도...” <욥 9:30>

 

노예생활을 하는 어느 흑인이

자기의 검은 살을 벗겨내려고

비눗물로 씻고 또 씻었다는

그런 예화가 있습니다

 

우리의 죄를 닦아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흰눈보다더 흰눈보다더

주의 흘리신 보혈로

희게 씻어 주옵소서"

 

밤새워 이 찬송을 불러도

눈밭에 뒹굴며 온몸을 닦아도

그 많은 죄를 다 씻어낼 수 없습니다

 

어저께 내렸던 눈은

얼마나 새하얗던지

두손으로 한웅큼 움켜잡아 보았습니다

그 옛날 눈을 받아먹었던 기억이

새롬새롬 생각나더군요

 

시오리 학교 등하교 길

눈에 폭 빠져 발 동동구르며

다녔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욥이 고백합니다

이렇게 하얀 눈녹은 물로

몸을 씻는다고

잿물로 손과 발을 씻는다고

내 죄가 씻어질까

 

얼마나 고통이 심했으면

하얀 눈위에

몸뚱어리를 내던지고 뒹굴었을까

 

선홍빛 보혈로 그려진

십자가를 생각하며

눈밭에 뒹굴은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