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눈물 주머니

해처럼달처럼 2009. 4. 5. 11:29

눈물 주머니

아직도 나에게 눈물이 남아 있었던가요?  

메마르고 강팍하여 이제는 더 이상 눈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여 왔습니다.

돌이켜 보면 주님 앞에 눈물을 흘렸던 때가 20년은 지난 것 같습니다. 지난 20여년을 그렇게

모질게 살아온 듯 싶습니다.

그저 홀로 눈물을 삭히우며 내 맘대로 살아온 듯 싶습니다.
그런 그 길 어느 한켠에선가 당신은 서 계시며 날 대신해 눈물을 흘리셨겠지요.

그렇게 내 맘이 강팍해 죄 가운데 있을 때에도 주님은 뜨거운 긍휼의 눈물을 흘리셨겠지요.

주님, 이제는 그 눈물 주머니를 제게 주실 수 있으신지요.  그것은 본래 저의 것이 아니었던가요?
저 모르게 짊어지시고 흘리시던 그 눈물 주머니를 이제는 제가 찾아 오렵니다.

그리고, 때마다 시마다 그 눈물 주머니를 짜내며 살겠습니다.
짜내고 짜내어 다 마른 빈 주머니 속에 이제는 당신의 기쁨을 담아 내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충만해져서 어느 날 고통과 아픔이 다가와도 그 때는 쓰리고 아픈 눈물이 아니라

그 고통을 감내하는 기쁨을 쏟아내는 보따리를 열겠습니다.
백합꽃처럼, 자신을 찌르는 가시에게도 진한 향기를 내뿜듯 그렇게 즐거움과 평안함을 나눠주는 열매 가득한,

그렇게 기쁨과 감사가 충만한 삶의 보따리를 열어 드리겠습니다.
나의 가는 그 길 어느 한켠에서 이제는 눈물이 아닌 빙긋이 웃고 서 계실 당신을 바라보면서 말입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2008년 2월5일, 골방 중보기도를 마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