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우리들의 이야기

해처럼달처럼 2015. 1. 24. 06:47

 

어제 아침 지인인 카카오 스토리를 보던 중 ‘마음에 새겨두면 좋은 글’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책속의 한줄 글’을 보며 느낀 바가 있어 한 줄 적어본다. 이미 우리가 익히 알고 있고, 나름 조심하며 살아보겠다고 하는 다짐도 몇 번씩이나 했었던 그런 말이다.

그 말인즉슨, “말을 많이 하면 반드시 필요없는 말이 섞여 나온다. 원래 귀는 닫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입은 언제나 닫을 수 있게 되어 있다.”라는 말이었다.

성경 전도서 5 장에 “말이 많으면 우매한 자의 소리가 나타나고, 말이 많으면 헛된 일들이 많아진다” 했고, 야고보서에도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라.”고 권면하고 있는 것을 되뇌어 본다.

최근 어느 사람과의 교제를 하고 있는 가운데 그 만남의 대화 속에서 꼭 나왔어야 했고, 해야만 했던 그런 유익하고 아름다운 말들보다도 헛되고 무익하고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들도 있었다는 것을 그 책속의 한줄 글을 통해 새삼 돌아보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말을 해야만 하고, 또 들어주어야만 한다. 사람은 사회적인 유대관계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너무 말이 없어도 사람들은 “저 사람이 나하고 무엇이 틀어졌나?”하고 오해한다. 또 너무 지나쳐도 “저 사람 참 실없다.”하며 가벼이 여긴다. 그래서 잠언서 25 11절에서는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니라”고 말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우리의 자녀들에게, 또한 사랑하는 형제자매, 부모,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만나고 헤어지는 친구와 이웃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가.

 

내가 들려주는 그 이야기가 듣는 이들로 하여금 자그마한 것이라도 기쁨을 선사하고 있는 지, 아픔가운데 있는 자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이라도 되는지, 아니면, 자칫 그들의 마음 가운데에 아픈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는지 모르겠다. 무심코 내뱉거나 정화되지 않은 채 쓰여지는 나의 글들을 통해 어느 누군가가 상처를 받고 있다면, 그 상처는 누가 아물게 해 주어야 하는가.

 

오늘 필라지역에 문인협회가 만들어지면서 조심스러운 면이 있고, 자긍심 넘치는 마음도 있다.

조심스러운 것은 아차 실수로 우리들의 글이, 우리들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아픔을 줄까 하는 것이요, 자긍심 있다는 것은 우리들의 말이, 우리들의 이야기가 상처를 싸매어주고 아픈 자들에게, 힘을 잃어버린 자들에게 소망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우리들만의 이야기가 있다. 우리들만이 해야 하고 나누어야 할 이야기가 있다. 우리들만이 이야기 해야 할 공간이 필요하다. 이것이 문인협회가 생겨나야만 할 이유이다.

이 공간에서, 우리들의 이야기가 우매한 자의 이야기가 아니고, 헛된 일들이 많아지는 이야기가 아니고 꿈이 생기며, 소망이 굳어지고 미래가 열리는, 그래서 내가 살고 가정이 살고 이웃이 살아나고 사회가 살아나는 그런 이야기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글을 좋아한다는 것 때문에 단순히 만나지고 만나서 수다나 떠는 그런 만남, 그런 모임이 아니고, 사명감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와 열정으로 뭉쳐진 모임이기를 바래본다.

글을 잘 써야 하지만 잘 쓰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잘 쓰는 사람들만이 모이는 곳이 되어서도 아니될 것이다. 정말 글을 사랑하고 존중히 여길 줄 알고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이 모였으면 한다.

 

문인협회라는 공간이 지나가다 잠시 쉬었다 가는 휴식처가 아니고, 나의 욕심을 채워보자고 하는 곳이 아닌, 나름 장인정신을 가지고 보석을 가공하는 장소요, 철을 녹여 새로운 주물을 만들어내는 용광로 같은 곳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험한 세상이 아름다운 세상으로, 고물이 변하여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되어지는 그런 살리우는 글들이 많이 나와 너도 나도 행복 속에 함께 걸어가는 모임이 되어지기를 두 손 모아 본다.

 

 

첨부파일 아름다운_이야기가_있네(G).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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