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리도 예쁜 옷을 입으려고
여름이 그리도 뜨거웠나
저리도 빠알간 색을 그리려고
수많은 천둥 번개를 쳐댔는가
길가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노란 치마로 단장한 국화
순결한 수줍은 여인네 같네
저 가을 노오란 잎새따라
어느새 가을 나이 되어
색바랜 마음으로
노오란 은행잎을 주워본다
가을의 언덕배기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고독과 씨름하고
쓸쓸한 황혼이 서러워
한없는 그리움에 울어대는 밤 부엉이
목쉰 소리로 가을밤을 노래하는데
이제 곧 다가올 인생의 겨울을 보며
온 맘과 힘을 다해
단풍은 빠알갛게 정열을 불태운다
-해처럼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