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가슴의 크기는
사이즈가 없다
한없이 높지만
힘들여 잴 필요도 없다
한없이 넓지만
힘들여 노저을 필요도 없다
가슴은 바다처럼
때로는 용광로처럼
모든 것을 담아내고
녹여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꽉 닫힌 가슴은
철통같은 감옥보다도 두껍고
지옥보다도 더 어둡다
자녀가 죽으면
부모는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고 한다
어찌 자녀뿐이겠는가
사랑하는 사람을,
부모를 잃어버릴 때에도
가슴에 묻어야 한다
가슴에 묻으면
신기하게도 되살아나
내몸의 일부가 되어버린다
나는 내 가슴이 작은 줄 알았다
그런데, 나는 어제
태산보다도 더 큰
어머니를 담았다.
-해처럼달처럼(차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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