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나의 버거킹 사랑

해처럼달처럼 2022. 7. 17. 10:01

미국에는 햄버거 회사가 여러 개 있으나 대표적으로 알려진 것은 맥도널드와 버거킹(Burger King)이다.

25년 전 미국에 와서 동네에 있는 버거킹을 자주 들렸었다. 콘샤하켄 지역에 있는 버거킹이었는데 바로 옆에는 맥도널드도 있었다.

맥도널드도 가봤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햄버거도 그렇고 감자튀김인 후렌치 후라이도 버거킹만 못해서 주일날 예배 후에는 가족끼리 버거킹에를 자주 들렸다. 햄버거도 햄버거지만 갓 튀어나온 후렌치 후라이는 참으로 맛있었었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아들도 손자들에게 종종 버거킹 후라이를 사다 준다고 한다.

나는 지금도 주에 한번 정도는 버거킹에 들리게 되는 데 내가 햄버거를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너싱홈에 있는 아내를 위해 감자튀김 후라이를 사기 위해서다.

주에 한번 꼴로 들리는 버거킹 집은 뉴저지에 있다. 아내가 있는 너싱홈이 강 건너 뉴저지에 있기 때문에 아내를 방문하기 위해 들리는 곳이다. 아내는 당뇨 수치가 높고 치아도 없는지라 다른 음식을 가져가도 잘 먹지를 못해서 먹기 쉬운 바나나와 어느 날인가부터 버거킹에서 후렌치 후라이를 사가기 시작한 것이 매주 한번 꼴로 버거킹을 들리게 된 것이다.

타코니 다리를 건너 조금 가다보면 버거킹이 있는 데 그곳에서 라지 사이즈 두 개를 소금 없이 주문하여 가져간다. 소금 없이 주문하면 바로 갓 튀어낸 것이기에 더 고소하기도 하고 그곳에서 약 10분 정도 더 가야하는 시간에 식지도 않기 때문이다.

아내의 방에 들어가면 아내는 나보다 먼저 그 구수한 냄새를 맡고 입이 벌어지며 좋아라 한다. 그리곤 함께 앉아 먹는다. 자잘구레하고 바짝 튀겨진 것은 골라서 내가 먹고 먹기 좋은 것으로 아내에게 넘겨준다.

전에는 몰랐었는데 소금 없는 감자튀김을 주문하면 바로 튀겨서 내준다는 것을 알고 난 다음부터는 거의 늘상 그렇게 오더해서 먹곤 한다.

매 주 들리면서 후라이만을 주문하다보니 그들은 내 목소리만 들어도 알아서 안쪽에다가 오더를 넣는다. 오늘도 돌아오는 길에 마침 점심시간이기도 한지라 나는 그곳에 들려 내가 먹을 햄버거(와퍼 밀) 하나를 오더하니 오더를 받는 남자 친구가 나를 알아보고 "No Salt Fries?" 하면서 다음에 할인하여 먹을 수 있는 티켓을 한 장 내 준다. 나는 웃으며 아무거나 괜찮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오더해 가는 이유를 말해줬다.앞으로도 그들은 내가 그곳에 들릴 때마다 기쁘고 안쓰러운 마음으로 소금기 없는, 갓 튀어낸 후라이를 내어줄 것이다. 나 또한 무언가를 먹을만한 나의 입이 살아있고 버거킹이 있는 한 나의 버거킹 사랑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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