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지고 지순'한 사랑을 보며....

해처럼달처럼 2010. 7. 13. 05:17

 

아직도 그 날 그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찡해 온다.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하나님 앞에 보내며 위로하는 조객들을 끌어안고 엉엉 울어대는 그를 바라보며 수많은 사람들도 함께 눈물 흘리며 그와 그녀의 가족들의 슬픔에 동참하고 있었다.

지난 7월 1일 필라 안디옥교회에서는 온 성도들이 한 식구였던 한 성도님의 죽음을 애도하며 뷰잉 예배를 가졌다.

성도들을 비롯한 친지, 친구, 그리고 동료들과 더불어 그리도 많은 조문객들이 모여 그녀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순서인 뷰잉 시간, 그녀의 남편은 친구들과 동료들을 보며 슬픔을 억제하지 못하고 큰 소리로 울고 또 울었다. 뷰잉 시간은 길어지고 있었지만, 아무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조용히 그리고 경건하게 모든 뷰잉 순서를 마쳤다.

 

‘지고지순(至高至純)한 사랑’

그날의 뷰잉예배를 가지며 느낀 감정이다.

요즈음처럼 이혼율이 높은 세대. 사소한 문제로 말다툼이 생기고. 사소한 문제로 성격이 맞지 않는다는 등 헤어지기를 주저 않는 세대에서 보여준 또 다른 감동이었다. 다만 그 시간 남편의 그 모습만 보고 어찌 이런 마음이 있겠는가.

사실 그녀는 죽음을 앞에 두고 살아가고 있는 시한부 여인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4년여... 그녀는 백혈병이란 진단과 함께 7년이란 시한부 인생이란 엄청난 판결을 받는다. 그러나 그 시련은 그녀의 신앙에 비하면 아주 보잘 것 없는 것에 불과했다. 그녀의 신앙은 그 시련 속에서 더욱 빛이 나기 시작했다.

하나님을 원망하고 세상을 비판하고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그런 것이 아닌, 그녀는 그 시련 속에서 한 걸음 더 가까이 하나님께 나아가는 그런 하나님의 사람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 시련의 광야 같은 여정 속에서 그녀는 참다운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을 이 땅에 보내신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며 묵묵히 오히려 감사하며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게 되었다.

그녀는 자기 자신과 아울러 주변의 모든 것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시 119:71)라는 시편 기자의 고백이 그녀의 고백이 되고, “내가 알거니와 여호와는 고난당하는 자를 신원하시며 궁핍한 자에게 공의를 베푸시리이다”(시 140:12)라는 말씀처럼 고난당하는 자를 신원하시며 고난당하는 자에게 가까이 하시는 하나님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7년이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그 때에 하나님은 그녀를 신원하시어 그녀에게 한 사람을 보내 주셨으니 바로 그녀의 남편이었다.

그녀의 남편은 온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설득하여 2002년 5월 결혼하기에 이른다.

같은 교회에서 만난 그들은 그의 신실함과 진실한 사랑에 감동되어 결혼을 한다. 물론 남편의 가족을 비롯한 주변 친구들도 결혼을 반대하였지만 그의 사랑은 이미 그 모든 것을 초월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주변의 달갑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물론 그들에게 자녀는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하나님은 그들을 권고하시어 그녀의 생명을 연장시켜 주셨다. 하나님은 그들만을 권고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 성도들을 권고하신 것이다.

신앙이란, 엄청난 시련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을 통하여 보여주시고 계신 것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그의 사랑을 받으며 하나님의 사랑을 받으며 주어진 삶에 충실하고 하나님 앞에서도 열심히 살아갔다. 교회에서는 유치부 어린이들을 지도하는 교사로 자신의 아이인양 진실한 사랑으로 아이들을 섬겼다.

그렇게 살아온 지 14년여...

하나님은 이제 그녀를 불러가셨다. 이만하면 충분하다. 그녀가 보여준 신앙의 가치, 그리고 하나님의 권고하시는 사랑, 성도들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신앙을 보며 하나님은 그녀를 통한 교훈을 다 하시고 그녀를 하나님 곁으로 불러가셨다.

 

그 날 그 뷰잉 시간, 그들의 사랑을 확인하며 그 지고지순한 사랑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그 사랑이란 바로 하나님의 죄인들을 사랑하시는 사랑이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시는도다 우리가 생각건대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었은즉 모든 사람이 죽은 것이라”(고후 5:14)

하나님의 우리에게 향하신 사랑이 얼마나 컸으면, 얼마나 지극했으면, 그 외아들을 죽이시기까지 하여 우리들을 살려주시는가 하는 것을 생각하며 하나님의 사랑 앞에 다시 무릎꿇게 한다.

 

이번 뷰잉을 계기로 나는 나 나름대로 다시 한번 부끄러움을 금치 못한다.

나는 가끔 그녀가 일하는 곳에 들렀던 적이 있다.

그곳에 가면 그녀와 눈인사만 했을 뿐 아무런 대화도 한번 하지 못했다.

그 이유인즉 실은 나는 그녀에 대하여, 그녀가 그러한 연단 가운데서 살아가고 있는 것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많은 성도들이 알고 있었고 기도하고 있었지만 나는 모르고 있었다. 교회에서는 그녀를 위한 기도를 하고 있었지만, 그 기도하는 이름이 그녀란 것을 나는 뷰잉에 참여하고서야 알았다.

“하나님, 참 제가 바보스럽고 어리석네요. 그래요 하나님, 저는 그렇다 하더라도 제게 조금이라도 눈치를 주셨더라면 그녀와 한 마디 대화라도 할 수 있지 않았겠어요?”

“주님, 이제라도 저의 영안을 열어주셔서 주변의 고통당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영성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이제 다시금 기도하기는 당신의 한없는 사랑과 은혜로 그녀의 가족들과 남편을 신원하여 주셔서 고난 이후에 다가오는 하나님의 큰 은총을 바라보며 저들 모두가 승리하여 그녀처럼 당신을 찬양하여 나가는 그런 모습을 우리 모두 볼 수 있도록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34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정한 사랑은 경외심을 불러온다  (0) 2010.09.06
I LOVE NICARAGUA!  (0) 2010.08.23
그리스도, 부활의 쳣 열매  (0) 2010.04.06
무엇이 자살로 이끄는가?  (0) 2010.03.30
성경에서 추려 본 삶의 지침 40가지   (0) 2010.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