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간증

롯의 한탄 - 눈에 보이는 좋은 것만 좇아 살았습니다

해처럼달처럼 2010. 12. 17. 15:21

     

    “눈에 보이는 좋은 것만 좇아 살아 왔습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롯’하면 소돔과 고모라 성을 먼저 생각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큰 아버지 아브라함에 대하여 어른 공경을 할 줄 모른다고도 말하실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내 스스로 생각해도 참으로 안하무인이고, 내 좋은 소견대로 살아왔던 사람이라는

    것을 굳이 부인하지 않으렵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큰 숙부 아브라함에게 많은 누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고치려 하지 않고 내 멋대로 살아가는 존재가 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큰 숙부의 기도와 도움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나의 생이 어디에서 어떻게

    끝났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나도 소돔성에서 그들과 함께 유황불에 타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죽을 때가 되어야 철이 든다”는 말이 마치 나를 두고 한 말 같습니다.

     

    나의 아버지는 아브라함의 동생인 하란입니다.

    할아버지 데라는 갈대아 우르에서 우상을 섬기며 우상 신을 만들어 팔면서 생활을

    오셨습니다. 아버지 형제나 또한 우리들은 우상을 섬기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러한

    삶이 아주 당연한 것처럼 여기며 살고 있었고, 가족들 중 그 아무도 하나님에 대한 양심의

    가책이나 그 무엇도 가지고 있지를 않았습니다.

    당시 우르는 우르 왕조의 가장 번영을 누리던 시대였으며, 메소포타미아 지역

    중에서도 아주 비옥한 땅으로 문명이 발달한 물질적으로 풍요롭던 곳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달과 별, 그리고 자연물을 숭배하고 있었고, 자연물 중에서도 불을 섬기는 우상이

    만연했던곳이기도 했습니다.  할아버지 데라나 밀가, 라반 등은 달 숭배를 연상시키는 이름들로

    ‘사라’는 달신인 ‘신’(Sin)의 아내 ‘사라투’, ‘밀가’는 ‘Sin'의 딸 ’밀카투‘라는 이름과 비슷한 어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데라 할아버지는 아브라함, 나홀, 나의 아버지 하란 3형제 외에도 첩들을 통하여 많은 자녀들을

    낳았습니다.

    할아버지 또한 세상을 사랑하고 물질을 좇아 사는 분으로 자녀들 또한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특히나 나의 아버지 하란은 조금 방탕한 끼가 있어서 문란하여

    아버지의 형제들보다도 먼저 나를 낳기도 하였습니다. 아버지는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 할아버지 데라보다 먼저 갈대아 우르에서 죽으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데라 할아버지는 큰 숙부 아브라함의 말을 따라 아브라함이 만났던

    하나님을 좇아 가나안 땅으로 가고자 온 가족을 이끌고 우르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가나안을 향하여 가던 중 하란 땅에 다다라 쉬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쉼이 할아버지로 하여금 발목을 잡는 올무가 될 줄은 모르셨던 거죠.

    당시 하란은 가나안과 메소포타미아의 중간 지점으로 교통의 요지였고, 상업 활동이

    활발하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도시였습니다.

    결국, 물질을 좇아 사셨던 할아버지는 하란 땅에 짐을 풀고, 그 땅 그 곳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게 되었지요. 그러고 보면, ‘데라’라는 이름의 뜻이 ‘지체하다’ ‘이주하다’ ‘미루다’란

    것처럼 미루고 지체하다 끝내 하나님을 향하여 나아가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보게 됩니다.

    그의 삶은 바로 나의 삶에도 커다란 영향을 주게 되었지요. 아버지의 방탕한 생활,

    할아버지의 세상을 사랑하는 생활이 내 몸에도 자연스럽게 배어 있게 되었지요.

     

    그렇게 하란에서 몇 십 년을 살아가던 어느 날, 큰 숙부 아브라함은 다시 하나님을

    만나게 되고 분연히 일어나 친척과 아비 집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그 때 숙부의

    나이 75세, 데라 할아버지는 145세 때였습니다. 할아버지는 아들을 따라 나서지

    못했지요. 나이도 있었지만 하란이란 세상의 매력에 붙잡혀 그곳을 떠날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당시 나는 어떤 마음으로 숙부를 따라 나서게 되었는 지 모릅니다.

    아직은 젊은 나이였기에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는지도 모릅니다.

    첫 번 째 이주해 온 하란 땅도 이리 좋은 데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땅은 얼마나 더

    좋을까 하는 인간적인 생각 뿐이었지요.

    또 하나는 숙부 아브라함에게 자녀가 없었기에 장차 내가 숙부의 자녀가 되어

    숙부의 재산 또한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욕심도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숙부에게 도움이 되어 준다는 마음보다도 숙부가 가진 것에 더 욕심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마치 ‘제사보다 제사 밥’에 더 마음 있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가나안 땅은 기대하였던 것에 미치지 못한 아주 초라한 땅이었습니다.

    게다가 기근마저 들어 다시금 애굽으로 내려가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나는 툭하면

    숙부에게 불만을 늘어 놓았습니다. 따라 나선 것을 후회하기도 했었지요.

    그러나 위기 때마다 숙부에게 간섭하시고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보며 내심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애굽으로 내려갔을 때 바로 왕이 숙모를 아내로 취하고자 했을 때 하나님은 바로와 그의 집안에

    말할 수 없는 커다란 재앙을 내리심으로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보여주셨고, 하나님의 자녀들에게도 권세가 있음을 보여 주셨습니다.

    아직은 하나님을 온전히 믿고 따르지 못하는 숙부에게 그 사건은 신앙생활에 획을

    긋는 계기가 되었으며, 오히려 숙부는 커다란 재물만 얻어서 애굽을 나오게 되었지요.

     

    이주하며 다니는 데 재산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놀라울 정도로 늘어나는 것을

    보며 ‘하나님은 정말 살아 계시나 보다’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생활이 풍요로워지면서도 숙부는 그런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아니하고 하나님을 찾고

    예배하는 일에 더욱 열심을 내며 기도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지요.

     

    결국 ‘동상이몽’(同床異夢)으로 살다 보니 다툼도 많아지고 우리는 헤어지게 되었지요.  나는

    요단 들을 택하여 소돔과 고모라성이 있는 동쪽으로 향하여 가게 되었고, 소돔 성에 거처를

    마련하여 자연스레세상과 접하며 살게 되었지요.

    후에 숙부에게 들은 이야기로 나의 살아 나온 모든 과정은 모두 숙부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숙부를 사랑하셨던 하나님은 그의 권속까지도 아끼시고 사랑하셨기 때문이지요.

    당시만 하더라도 소돔과 고모라 성 사람들만이 악하고 죄악이 컸던 것이 아니라 나 역시도 그렇게

    하나님을 가벼이 여기고, 아니 찾지도 않은 채 살아가고 있었지요.

    나의 삶의 중심도 하나님이 아니었고, 눈에 보이는 것이 더 좋았고 그 좋은 것을 먼저 따라 나서는

    가여운 존재였답니다.  나의 이름의 뜻이 '가리웠다' 아니겠습니까?  철저히 영안이 가리워져서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은혜들을 바라보지 못했던 것이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숙부 아브라함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은 것에 더 마음을 두고 이루어지지

    않은 하나님의 언약을 굳게 믿고 따르며 나온 바 본향보다도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며 살아가는 믿음의 본을 보이는 훌륭한 분이었지요.

    소돔으로 들어갔던 것은 나의 크나큰 무지였으며 얼마나 세상을 사랑했던 것인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었지요. 결국 소돔을 나서며 나는 몇 십 년 간을 살아오며 모아왔던, 그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모든 것들, 그리고 아내마저도 잃어버리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며 그 분을 순종하며 살아가는 아브라함과 세상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나의 삶이

    어찌도 그리 극명하게 갈라지는 지.....

    소금기둥으로 변하여 가는 아내의 손을 붙잡고 절규하면서 그때서야 비로소 눈을 들어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었지요. 나 자신을 의지해 왔던, 나의 경험, 자산, 가족, 친구 등 그 모든 것들은 결국

    사라지게 될 허망한 것임을 알게 되었지요.

    하나님만 바라보고 그 약속을 굳게 믿고 따르면 사막이나 광야에도 길을 내고 샘을 내시는

    하나님을 만난 아브라함처럼 복된 믿음의 사람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본의 아니게 두 딸을 통하여 낳은 나의 아들들이 모압과 암몬 족속이 되어 끊임없이 나와 아버지,

    할아버지가 살아온 삶들을 추구하며 하나님에게도 불순종하고 거역하며 대적하여 나가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 아프기 짝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인자하심으로, 원두밭의 상직막 같이 겨우 살아남은 나의 가족과 가문이지만 실로가

    오시는 그날까지 지은 모든 죄악들을 회개하고 모두 다 주님께로 돌아와 구원함에 이르도록

    기도드리며, 그 옛날 아브라함을 생각하셔서 나를 구원해 주신 하나님 앞에 다시 한번 그 분의

    인자하심을 기대합니다.

    아무쪼록 여러분께서도 잊지 마시고 나처럼 세상을 좇아 사는 어리석은 이들과 나의 후손들을

    위하여서도 기도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을 드립니다.

     

     

                          - 해처럼달처럼 -

     


     

    나의아버지-17곡

    01 나의 아버지
    02 내가 가야할 그 길
    03 능력의 나의 주님
    04 주님의 군사
    05 쓴잔

    06 축복송
    07 고난이 유익이라
    08 행복한 사람들
    09 주여! 어찌하오리까
    10 주님 예수 나의 동산

    11 사랑하는 내 아들아
    12 추수의 노래
    13 축복송
    14 이풍진세상
    15 순례자

    16 탕자처럼
    17 어두운꽃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