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사 봄인사 예쁜 꽃망울이 피어납니다 아직 잎도 없고 가지도 메말라 보이는데 선분홍색 꽃망울이 부끄러운 듯 살포시 봄인사를 합니다. 질세라, 파릇파릇한 잔디 위에도 노오란 꽃잎이 삐죽 고개를 내어밀고 '헬로~!'하며 인사를 합니다. 꽃잎을 터트리기에 좋은 따스하고 화사한 햇살이 나.. 일반시(붓가는대로) 2018.03.30
사랑은 가고 사랑은 가고 시간만 가는 줄 알았어 강물만 흘러가는 줄 알았지 바람만 스쳐 지나가는 줄 알았어 세월만 가는 줄 알았다니까 그래서 시간이 세월이 약인 줄 알았어 그런데 보니 사랑도 가더구나. -해처럼달처럼 일반시(붓가는대로) 2018.03.27
나는 지금 늙어가는 중 나는 지금 늙어가는 중 와아~ 눈이다! 어렸을 적엔 눈을 보면 왜 그리 좋아했는지... 돌담이며 초가 지붕 장독대에 소복히 쌓인 눈은 돈으로 살 수 없는 한폭의 멋진 그림이었다. 먼저 발자국을 남기겠다고 이른 아침 일어나 골목길을 좇아 다니며 곳곳에 눈사람을 만들었다 3월 중순이 지.. 일반시(붓가는대로) 2018.03.26
시인의 눈에는... 시인의 눈에는 시인의 눈에 여자는 예쁜 꽃처럼 보인다 그래서 자주 향내 맡고 보다듬어 준다 시인의 눈에 여자는 따스한 어머니 품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자주 양양거리고 안기기를 좋아한다 시인의 눈에 여자는 요물처럼 보인다 남자들은 요물에게 꼼짝못하고 쩔쩔맨다 시인의 눈에 여.. 일반시(붓가는대로) 2018.03.16
봄의 탱고 봄의 탱고 탱고춤 출줄 아오? 아니, 춤이라곤 출줄 모르는데... 그럼, 나하고 친구하기 어렵겠군. 봄이란 녀석이 하는 말이다. 봄은 탱고춤처럼 온다고 어느 누가 말한다 한발짝 앞으로 갔다가 한걸음 뒤로도 가고 섬타임 뱅뱅 돌기도 한단다 아지랑이 치마폭에 쌓여 한발짝 앞으로 갈 때 .. 일반시(붓가는대로) 2018.03.16
어머니의 설날 어머니의 설날 어머니가 계셔서 설날 아침 떡국이 더 맛이 있었다. 당신은 누추한 옷을 걸치면서도 자녀들에게 때때옷 입혀주시던 어머니가 계셔서 설날이 더 환할 수 있었다. 설 며칠 전부터 마음 바쁘고 몸 바쁘신 어머니의 정성이 있어서 가족들은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나이 한 살 .. 일반시(붓가는대로) 2018.02.11
희망 희망 찾아보면 무엇인가 아직 나누어 줄 것이 있을 거다. 조금만 힘을 내면 무엇인가 아직 붙잡아 줄만한 것이 있을 거다. 찾아보면 무엇인가 아직 웃을 수 있는 희망이 있을 거다. 세상은 늘 안 좋은 일만 있는 게 아니거든? 건강이 좋지 않다고 사업이 되지 않는다고 사랑을 잃어버렸다.. 일반시(붓가는대로) 2018.02.06
겨울나무 겨울나무 산자락을 붉게 물들였던 단풍들이 잎새를 떨구면 낙엽은 하나 둘 흰눈 속으로 스며들고 겨울나무는 또다시 하얀 옷을 입는다 여름철 푸른 옷도 벗어던지고 가을의 고운 옷도 벗어던지고 알몸을 입으면 부끄러울까 겨울나무는 어느새 흰 옷을 입는다 차가운 겨울밤 달빛이 숲속.. 일반시(붓가는대로) 2018.02.06
일그러진 자화상 일그러진 자화상 나에게서는 냄새가 난다 향긋한 냄새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그렇지를 못하다 나이 60 넘은 할아버지에게서 나는 그렇다고 목욕을 안 해서 나는 그런 냄새도 아니고... 뭐라고 딱히 꼬집어 말하기 어려운 아니, 어쩌면 나혼자서만 맡을 수 있는 냄새인지도 모른다. 참으.. 일반시(붓가는대로) 2018.01.10
바람에게 길을 묻다 바람에게 길을 묻다 길을 잃어서바람에게 물어 보았다 길을 잃어서구름에게 물어 보았다 길을 잃어서흐르는 저 물에게 물어 보았다 길을 잃어서가을 억새에 물어보았다길을 잃어서가을 하늘 기러기에게 물어보았다 그들이 내게 말한다.어리석은 자여아직 길을 찾지 못했느냐고? 바람불.. 일반시(붓가는대로) 2017.12.13